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오랑 Feb 23. 2024

연:기는 타고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타고난 배우 VS 노력하는 배우

'연:기는 타고나야 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기는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타고난 재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 나에게 '연:기는 타고나야 하는 건 아니냐?'라고 묻는다면, 먼저 결론부터 답하겠다. 


'나처럼 실패한 배우가 지껄이는 합리화에 불과하다'


라고 말하고 싶다. 도전은 무섭고 막상 배우를 하게 되면 연습도 하기 싫고 캐릭터, 작품에 대해 성찰도 하기 싫으며 배우로서 성장할 마음이 없다로 들린다. 


한마디로 노력은 하기 싫고 배우가 되지 않기 위한 이유를 찾는 것에 불과한 질문으로 여겨진다. 연:기는 타고나지 않는다. 실패한 배우가 이것만은 확실히 말하겠다. 


배우는 훈련되어지는 것이다. 




솔직히 예체능 분야는 타고난 부분이 있어야 하는 건 맞다. 축구선수를 꿈꿔도 신체적, 운동적 재능이 전혀 없으면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기 쉽지 않다. 또, 가수가 꿈인데 타고난 음치에 박치에 특색 있는 음색이 없다면 가수로 성공하긴 힘들 거다. 


이처럼 '재능'은 중요하다. 재능을 완전히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어느 정도 '재능을 갖춘 사람'이 노력해야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뤄낼 있다고 생각한다. 


콕 집어 누구라고 언급할 수 없지만, 운동선수나 가수, 연예인 중에 자신의 재능만 믿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의 끝을 종종 목격했을 것이다. 더 발전하지 못하고 끝내 뒤처지는 이들을 말이다.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찬가지로 연:기도 타고난 재능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실패한 배우가 왜 이렇게 확신을 갖고 말을 하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거다. 잠시, 과거에 내가 목격한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다.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연:기에 대해 진지한 후배가 있었다. 열정이 대단한 친구였는데 그 열정에 비해 연기력은 상당히 아쉬웠다. 물론 20대 초반이었고 경험도 적어 실력이 부족했을 수 있지만, 또래 배우에 비해 연기적인 감각이 부족한 건 사실이었다. 


'과연 쟤가 배우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시간이 흘러 2~3년 후. 그 후배 공연을 보게 되었다. 놀랐다. 2~3년 전의 그 배우가 아니었다. 배우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연:기에 눈 뜨는 순간이 오는데 그 친구는 아마도 그 순간을 경험한 듯하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훌륭한 연기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그때, 깨달았다. 연:기는 타고난 능력과 재능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 후로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꽤 봤고 들었다. 현재 활동하는 유명 배우 중에서도 그런 사례를 심심치 않게 목격했다.


그러니 자신이 배우가 되고 싶은데 몇 번 해보지도 않고 재능이 없다는 둥, 실력이 없다는 둥 하며 자신의 한계를 미리 설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현재, 뛰어난 연기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지만) 초보 시절부터 부딪히며 계속해서 연:기를 하니 실력이 점점 쌓이는 걸 느꼈다. 형편없던 연기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졌고 주변의 평가도 사뭇 달라짐을 느끼긴 했다. 


그러니 재능 탓을 하기 전, 꾸준히 연습하고 실전 경험을 쌓고 삶에 대한 성찰, 작품과 인간에 대한 이해 등 자신의 세계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냥 얻어지는 건 없다. 왕도도 없다. 조금씩, 하나씩 나아가야 한다. 쌓인 삶의 포인트들이 어느 순간, 잠재력과 함께 폭발해 연기력으로 발휘된다.   




어리석고 게으른 배우인 나는 그저 늘어가는 연기 경험과 쌓여가는 연차에서(소위 '짬밥') 오는 미세한 연기력 상승에 만족하며 살았다. 안타깝게도 훈련, 배움, 성찰, 이해 등의 영역을 등한시했다. 그러기에 현재 나의 상태(실패한 3류 배우)가 되었음을 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부디 나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아!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 

혹시나, 

행여나, 

만에 하나


'전 타고났는데요? 저 말 엄청 잘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만 하고 끝내겠다. 


말을 잘하는 건 배우의 덕목이 아니다. 말을 잘한다는 건 그저 수다를 잘 떠는 것에 불과하다. 



'아. 훈련을 열심히 했더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변호사 3만 명 시대, 배우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