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새로운 주제, 리더십

좋은 사람들, 머물고 싶었던 시절들

by JS

2012년 10월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 달동안은 아침에 깨면 여기가 서울인지 BATH인지 몽롱하고 헷갈려 했다. 물살을 거슬러 가는 연어처럼 순리를 거슬러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기분이어서 자신감은 생겼으나 글로벌 시야에서 확실히 나의 경쟁력을 파악하고 내가 어떤 점을 더 키워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메타인지가 공부의 동력이자 성과라고 생각한다.


돌아와서 한국에서 가장 큰 환경가전 회사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화장품 본부의 마케팅 상무였다. 이곳에서 가장 존경하는 상사도 만났고 똑똑하고 사려심 깊은 후배들을 만나 가장 신나게 재미있게 일하던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어디로 돌아갈래?' 누군가 물어본다면 이 시절이라고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모 회사의 기업 문화가 밝고 젊고 개방적이었다. 사장님이 70년생이었고 임원들의 구성도 나이대별로 전문영역별로 골고루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매출도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트렌드여서 서로 해하고 물어 뜯는 다른 대기업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나의 상사는 P&G 출신인 영업 전문가셨다. 정직하시고 업무 외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으셨고 사람을 잘 챙기는 분이었다. 이 분밑에 있었던 일했던 2년동안 나에게 새로운 공부의 화두가 던져졌다. 그것은 <리더십>, 절대 책 만으로는 익히고 나아갈 수 없는 토픽.!


우선 상사를 통해서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 깨달았고 정직한 상사와 맺어진 신뢰관계는 성과 보상으로 이뤄지는 관계보다 훨씬 단단하고 오래갔다. 그리고 회사에 20명 넘는 임원들에게는 성과와 이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책임이 항상 존재했다. 다양한 컬러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임원분들도 관찰하면서 많이 배우고 내 스타일의 리더십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던 시기였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필자는 이 시기부터 리더십을 이해하고 내 스타일을 확립해 나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괜찮은 리더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러나 7-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리더십에 대한 나의 메타인지가 제대로 작동했고 내가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게되고 통렬히 반성하는 계기를 맞았다. 2년전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사업을 준비할 때부터 최근 몇 달 쉬면서 여러가지를 돌아보고, 새로운 MZ세대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읽고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수용하지 않는 고집이 너무 세고 자아가 강했다. 맡고 있는 자리와 주변을 의식해서 설득 당하는 척 많이했다. 이런 자세로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없고 나와 오래 일했던 동료나 부하직원들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또 지금은 쉬면서 스스로 많이 깨우쳤지만 새로운 세대들을 이해하고 융화해서 살기에는 너무 편협한 기성세대였다. 팀원들이 원하는 것을 외면한 채 내 방식대로 고집하는 리더였다.


이러한 통렬한 자기 반성전에는 나는 스스로 유연성있고 개방적인 리더라고 생각했다 아니 강하게 믿고 있었다. 고집이 강하다기 보다는 귀가 얇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고집이 선택적으로 작동했던 것이다. 여하튼 리더십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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