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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S Aug 04. 2023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올리고 싶은 이 글을 브런치에

하버드 비즈니스에 제출하고 싶은 이 글을 대신 브런치에 올립니다. 제목부터 재수없죠.


어느 날 진심으로 K-beauty와 브랜드 선진화 머 이런 주제가 생각나서, 잘 정리해서 HBR(Havard Business Review)에 원고를 제출해볼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자 동시에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들이 펼쳐졌어요. 그들은 제 이력서를 비롯한 복잡한 서류를 요구할 것이고, 글은 당연히 수려한 아카데믹 교양 영어로 작성해야겠죠. 내용에 대한 검증은 까다로울 것이고 소위 말하는 레퍼런스와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리젝을 반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제 글은 폐기처분 당하겠죠.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고 글이 정말 쓰기 싫어지는데요. 


하지만 저에게는 브런치가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질문하시겠죠. "그럼 브런치에 글은 전혀 교양스럽지 않고, 사실 여부 확인 따위는 필요 없는, 근거 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입니까? " 

여기에 제 대답은 "일부요. 제 글도 가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브런치에는 아주 예의바른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가치 없는 글들은 자동적으로 독자들에게 외면받고 읽히지 않아요. 자동 도태되겠죠. "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브런치에 어떤 글을 써야 하나?> 입니다.

가끔 헷갈리고 다 쓴 글을 앞에 두고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생각은 다른 분들도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분들은 성숙하셔서 라이크나 긍정적인 댓글만 달아주시는 것 같아요. 블로그는 가끔 너무 솔직한 이웃님들이 센 댓글을 남기기도 하시죠. 그래서 글에 대한 피드백을 정확히 받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다른 SNS보다는 제한적입니다. 


아마 제가 공동의 플랫폼에 기고하여 공유하는 글은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이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박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작가님들의 다양한 소재와 시각을 읽어보면서 놀라고 있습니다. 또 굉장히 깊게 사적인 영역의 스토리들을 풀어주시고 그 과정 속에 치유받고 계시는 작가분들을 보면서 저를 포함한 인간들이 겪어야 하는 아픔과 절망을 공감하게 됩니다. 이 분들의 글이 높은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주제가 이혼, 시댁과 갈등 등이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언제든지 닥치게 되는 주제라 글을 읽게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는 확고하게 어떤 영역에 글에 집중할지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아주 개인적인 분노나 아픈 얘기들을 시작하기에는 아직 용기나 나지 않아요. 그러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려고 할 때, 생각뿐만 아니라 감정이 정리되는 예측 못했던 효과는 하루하루 체험하고 있습니다. 좋은 감정은 더 배가되고 슬프고 나쁜 감정들은 필터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글로 시도하다보면 어떤 글을 쓸 떄 가장 행복한지 알 수 있겠죠. 


미친 더위로 힘든 데다가 서현역 사건, 대전 학교에서 벌어진 무서운 사건으로 흉흉해진 분위기에 글을 쓴다는 것이 가져다 주는 효용을 다시 생각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서 오늘 좀 다른 분위기의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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