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고 이별하는 법
청자에 따라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름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여러 이유와 상황으로 이별을 맞이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게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연인과의 이별일 수도 있고, 친구, 또는 직장동료일 수도 있다.
지금부터 적어 내려갈 이별은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물리적으로 가깝지 않아도 심리적으론 가까운 사이. 힘들 때마다 서로를 떠올리며 으쌰으쌰 이겨낼 수 있는 사이.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요즘 세상에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나에게 들려온 소식은 순간, 모든 사고가 정지될 정도로 충격이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잠시 멀리 다녀온다는 이야기. 상황상 연락도 지금보다 더 하기 어려울 거고, 1년에 두어 번 겨우 볼까 싶었던 만남마저 불가해졌다. 전해진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겠다 생각이 들기도 전 코끝이 시큰해졌다. 어차피 평생 안 볼 것도 아니고. 2년 남짓한 시간 지금이야 길게 느껴지지, 지나고 나면 '와 진짜 시간 금방이네.' 할 거라 생각하다가도, 자꾸만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내 졸업보다 너 돌아오는 게 더 빠름ㅋㅋㅋ"
반농담으로 애써 분위기를 환기해 봐도 한 번씩 눈가가 아릿해지고 울컥 복합적인 감정이 솟았다. 소식을 전한 이도 덤덤한 척하지만 못내 아쉬운 듯 보였다.
더 멋진 사람 되기.
2년 동안 난 뭘 할 수 있을까? 하나둘 리스트를 적다 보면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유난이 다 있나. 내가 1년의 학기를 보내고 반년의 휴학을 하고, 또다시 일 년의 학기를 다 보내기도 전에 다시 만나게 될. 웃기고 또 눈물이 났다.
마지막으로 얼굴 본 날, 내내 따뜻하던 날씨가 갑작스레 냉해졌다. 칼바람에 볼은 잔뜩 얼고, 때아닌 입김에 겨우 손을 녹였다. 어리둥절한 날씨 변화에 이게 무슨 일이냐, 하면서도 여느 때처럼 각자의 이야기를 하다 쿨하게(사실 조금 질척거리며) 헤어졌다. 속이 소란스러웠던 것에 비해 별다른 것 없는 만남이었다. 조심히 다녀와.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었지만 알아서 알아들었겠거니.
지금도 그렇지만, 친구가 보고 싶어지는 날이 오면 또 꽉 잠갔다고 생각했던 수도꼭지가 휙 돌아갈 수 있을 거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 입김이 눈 앞을 가리는 날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