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나의 나중은 어떤 모습일까?

by 지안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A 언니가 있다.

A 언니는 넷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겹지인인 B 언니와 난 미혼이라, 전에 우스갯소리로 A 언니가 우리 몫까지 힘내고 있나 보다 했었다.


한때는 '아, 결혼은 절대 생각 없어요.'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히려 더 많은 질문과 관심을 받아서 어느 순간부턴 '아직은 뜻이 없지만 기회가 되면 하겠죠.' 하고 넘겼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정말 만에 하나 내가 잘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더라도 '내 인생에 애는 절대 없다.' 이 생각은 확고하다.


그러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제 어지간히 결혼할 만한 친구들은 다 결혼을 했고, 애도 낳고 키우고 있다. 그 친구들은 회사 다니고, 애 키우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고, 그게 향후 약 20년 이상 계속될 거다. 그럼 난 그 20년 동안 뭐하지?


정말 장기적으로 보면 나의 노후에 대한 고민이기도 한 것 같다. 물론 내 노후가 걱정되어 애를 낳아야지 하는 것은 아니고, 나중에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집에 꼭 요구르트 배달시켜야지, 이 정도의 걱정과 계속 직장 생활을 하긴 할 텐데, 정말 인생을 일만 하며 보내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막연한 생각.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어느 순간 강박처럼 된 것 같기도 하다. 정말 갑자기 내가 자영업을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닌 이상, 직장을 향후 30년을 다녀야 하는데 그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30년 동안 내가 무얼 하며 지낼지, 그 이후엔 내가 무얼 할지.


당연히 사람 사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내가 곧 죽을 거야.' 하며 사는 것은 아니니까. 자연스레 먼 미래를 그리게 된다.


현재 재학 중인 학교는 수업을 좀 느슨하게 듣고 있어서 추가 학기에, 패턴상 휴학까지 고려하면 졸업까지 3년 정도 남았을까? 싶다. 이후 내가 졸업하면? 그 뒤엔 뭐하지?


1년 365일 학기 중인 것이 아니고, 방학 때 완전 룰루랄라 놀자 판으로 사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도 언젠간 한계가 있을 거다. 지난 방학에도 학우님들과 단톡에서 서로 목표치를 공유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며 바쁘게 살았지만, 졸업하면 아무래도 쭉 이어지기 힘들 거고, 언젠간 정체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강박이라고 했지만, 불안인 것도 같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나를 누구도 보필해 줄 수 없으니 나 스스로가 날 잘 다스리고 살아야 한다는. 그냥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들.


그냥 숨을 쉰다고 사는 게 아니라, 멈춰있고 싶지 않다.

근데 그러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 번씩 어지럽게 생각이 돈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그간 이곳에 남겼던 글들을 훑어보는데, 늘 생각 없이 산다곤 하지만 내가 생각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구나 깨닫는다. 그렇다고 늘 진지하게 생각만 하며 살고 싶지도 않아.


아, 사는 게 너무 어렵다.

'고되다'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 어렵다. 생각 안 하고 싶은데 단순하고 싶지도 않다.


나의 나중은 어떤 모습일까?


매거진의 이전글휀걸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