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주인이 조금 고된
글 쓰는 일을 잊었다.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야근과 조기 출근과 때론 주말 출근과 여러 행사 참석 등.
어쩌면 시간 자체가 지워진 것 같은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랐고, 출근을 한 이후엔 퇴근 시간이 오지 않길 바랐다.
해야 할 일들이 줄지 않고, 퇴근 시간은 다가오고.
도망가고 싶은데 도망을 갈 수도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어쩌면 태어남이란 굉장히 폭력적인 일일 수 있겠다.'
나는 무얼 위해 태어나고, 먹고 사는 문제에 이렇게 질릴 정도로 힘들어야 할까?
태어남은 태어난 사람의 선택이 아닌데.
부모님을 원망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이런 자연의 이치가 정말 필요한 일일까?
다소 비약적으로 이 사회가, 이 지구가 왜 유지되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잠시 잠깐 했었다.
일상이 망가진다는 것은 나의 마음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갉는 일이었다.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사주와 운세를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오래 걸어서 어느 순간부턴 의지와 상관없이 다리가 움직이듯 기계적으로 눈을 뜨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수당도 없는 야근이 당연해지는 것이 더 이상 분노 요소조차 되지 않는다.
겨우 일상 비슷하게 돌아온 이후, 가장 먼저 내년을 그렸다.
1안, 2안, 3안.
고난과 역경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오는 것일 수 있다.
지금 회사가 나의 '노후 연금'이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었는데, 어쩌면 고일 생각 하지 말라는, 미래의 나를 위한 신호일지도.
글 쓰는 방법을 떠올려 본다.
내 일상 중 가장 일상적인 것.
거미줄을 걷어내고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