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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Oct 26. 2020

[영화] <바스키아>(1996)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에는 2018년 1월 개관한 롯데뮤지엄이 있어요. 2020년 10월 8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1960~1988)의 대규모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회화, 조각, 드로잉, 세라믹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고 하니 규모가 엄청나지요? 그래서 오늘은 장 미쉘 바스키아를 다룬 영화 <바스키아>(1996)에 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바스키아는 1980년대 미국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거칠지만 독특한 작품으로 빠른 성공을 거두었어요. 8년 여의 기간 동안 3천여 점의 작품을 제작할 정도로 많은 양의 작품을 만들어냈고, 여러 기법을 실험했어요. 그렇지만 약물과다 복용으로 27살의 나이에 요절했어요. 이 영화는 신표현주의 화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한 줄리언 슈나벨(Julian Schnabel, 1951~)이 감독을 맡았어요. 실제로 바스키아와 동료 사이로 잘 알고 지냈다고 하고, 바스키아의 작품을 소유한 사람들이 영화 촬영에 협조하지 않아서, 감독이 직접 영화에 나오는 바스키아의 그림들을 모두 그렸다고 해요.



그는 친구 알 디아즈와 함께 ‘세이모(SAMO, SAme Old Shit)’라는 이름으로 뉴욕의 길거리에 그래피티를 했어요. 길에 서서 사람들에게 자기가 하고픈 말을 계속 할 수는 없으니 벽에 낙서를 했다고 해요. 바스키아는 더 유명해지길 원했지만, 디아즈는 익명의 화가로 남길 원해 세이모는 해체하게 되어요.  갤러리에서 전기공사를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던 바스키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또 유명세를 얻고 싶어해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과 갤러리스트 브루노 비쇼프베르거(Bruno Bischofberger, 1940~)가 식당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따라 들어가요. 그곳에서 앤디 워홀에게 자신이 그린 작은 그림들을 팔았고, 앤디 워홀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게 됩니다. 한 파티에서 만난 르네 리카드(Rene Ricard, 1946~2014)는 바스키아의 그림을 보자마자 그의 천재성을 알아봐 주었어요. 디에고 고르테즈(Diego Cortez)가 기획한 <New York/New Wave>(1981)전은 P.S.1에서 열렸는데요. 이 전시를 통해 바스키아는 갤러리스트인 아니나 노세이(Annina Nosei), 헨리 게르트잘러(Henry Geldzahler, 1935~1994) 등을 만나게 돼요.  


장 미쉘 바스키아 <Zydeco> 1984
장 미쉘 바스키아 <무제> 1982


그의 작품은 텍스트와 그림은 물론, 음악, 해부학, 미술사의 요소들과 대중문화, 만화 이미지가 뒤섞인 채로 한 화면에 그려져 있었어요.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았죠. 저급한 것으로 여겨졌던 대중적인 이미지와 고급미술로 생각되었던 미술사의 모티프들은 평등하게 다루어 졌어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인종 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작품을 통해 드러냈어요. 그의 작품은 죽음과 공포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죠. 사회 내의 폭력적인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대중문화의 매력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해 냈어요. 그는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자신의 그림을 밟고 다니며 자유롭게 작품을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무엇을 그릴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그릴지에 대한 방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고, 그것이 바로 바스키아의 독창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일 거예요. ‘검은 피카소(The Black Picasso)’라고 불리며 그는 대 스타가 되었어요. 2017년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 바스키아의 <무제(Untitled)<(1982) 작품은 10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며 미국 작가로서는 최고의 가격으로 작품이 판매되었어요.  



1980년에 만난 앤디 워홀은 바스키아에게 있어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예요. 워홀의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그러나 유명세에 비례하여 수많은 소문과 질투, 시기의 목소리들이 그를 힘들게 하기도 했어요. 바스키아는 단시간 내에 자신이 원했던 유명세를 얻고, 성공한 화가로도 급성장했지만, 애인과 이별하고, 절친한 친구도 잃는 등 개인사적으로는 많은 것들을 잃기도 했어요. 1987년, 앤디 워홀의 사망 소식을 들은 바스키아는 큰 상실감에 좌절하였으며, 약물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예술가로서의 일생을 살아온 바스키아이기에, 그의 일생을 담은 이 영화 역시 비범한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런 바스키아의 작품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이니,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를 보러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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