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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Dec 04. 2020

[영화] <위대한 유산>과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오늘은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on, 1961~) 감독의 영화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1998)에 나온 이탈리아  트랜스 아방가르드(Trans Avantgarde) 화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lemente, 1952~)의 작품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그래비티>(2013)와 <로마>(2018)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요! 그의 영화 <위대한 유산>은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영화는 극의 배경을 영국이 아닌 미국으로, 1800년대가 아닌 1980년대로 변경하였어요.  



<위대한 유산>에 나온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그림들. 왼쪽은 에스텔라, 오른쪽은 조


줄거리를 먼저 간단히 살펴보면요. 영화는 미국 플로리다의 작은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고아 소년인 핀 벨(에단 호크)은 가난한 집안에서 누나 메기와 매부 조와 함께 사는데요, 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느날 탈옥수 루스티그(로버트 드니로)를 우연히 만나 식량을 훔쳐다 주는 등 그가 탈출하는 것을 도와주게 되죠. 한편, 핀은 그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호화 저택의 딘스무어 여사(앤 밴크로프트)의 집에 초대를 받아요. 그곳에 간 핀은 그의 조카 에스텔라(기네스 팰트로)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핀은 에스텔라를 만나면서 노동자 계층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수치스럽게 여겨요. 그렇지만 어린 날의 짝사랑은 에스텔라가 파리로 떠나면서 끝이 납니다. 핀은 현실과 타협하여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죠. 그러다 익명의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뉴욕으로 가서 화가로서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때마다 모든 작품이 다 팔려나가면서 승승장구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핀은 하급계층이었던 그를 신사로 만들어준 것이 탈옥수인 루스티그였음을 알게 되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면서, 그가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받은 ‘유산’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영화에서 핀 벨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 소년이었고, 점차 유명한 화가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핀의 그림은 모두 프란체스코 클레멘테라는 이탈리아의 화가의 그림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200여 점의 작품을 새롭게 그렸다고 합니다. 클레멘테는 1970년대에 로마에서 건축을 전공하였지만, 1980년대 이후에는 뉴욕으로 이주하여 신표현주의 작가들과 함께 활동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클레멘테는 수채화나 파스텔, 유화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이국적인 문화적 상징을 활용한 작품을 다수 제작했어요. 그는 구상회화를 회복시키고자 했고, 인간의 육체를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트랜스 아방가르드란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 서술성을 회복하고자하는 경향을 총칭하는 것으로, 독일의 신표현주의, 프랑스의 신구상 등과 함께 발발했습니다. 



바스키아, 워홀, 클레멘테가 협업하여 제작한 작품들


프란체스코 클레멘테는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에 열린 태도를 유지했던 작가인데요. 1980년대에는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와 앤디 워홀(Andy Warhol)과도 협업을 진행한 바 있어요. 이 셋은 스위스의 갤러리스트 브루노 비쇼프버거(Bruno Bischofberger)를 통해 1982년 10월 처음 만났어요. 이들의 협업은 간단한 규칙에 의해 진행되었는데요. 각 작가는 3개의 페인팅과 하나의 드로잉을 시작하였고요, 작품에는 다른 두명의 작가가 추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신적, 물리적 공간을 남겨둘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미완성의 작품을 다음 작가에게 넘겨주고, 그 다음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식이었는데요. 이것은 마치 어린 시절했던 놀이인, 우리가 하나의 문장을 작성하고 다른 친구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 다음 문장을 작성하는 것과 같은 형식이었습니다. 1984년 바스키아와 워홀 둘이 비밀스럽게 그들만의 협업을 시작하면서 클레멘테는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다고 해요.  



2016년 4월 하퍼스 바자


최근 진행한 협업 작업으로는 2016년 4월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잡지에 ‘뮤즈로서의 모델(Model as Muse)’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클레멘테는 포즈를 취한 모델의 초상화를 그렸는데요. 모델들은 각각 자신과 어울리는 멋진 의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델은 각기 다른 나이대의 모델들로, 23세의 안나 이버스(Anne Ewers), 38세의 리야 케베데(Liya Kebede), 47세의 크리스티 털링턴(Christy Turlington), 50세의 린다 에반젤리스타(Linda Evangelista)가 참여했어요. 그림을 그리는 중에 모델들은 모델업계, 예술, 여성됨, 아름다움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고 해요. 아무래도 그림을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꽤 있다보니까, 시간적 여유가 이러한 대화를 가능하게 했을 것 같아요.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작품이 더 궁금하시다면 그의 홈페이지에서 시기별 작업을 http://www.francescoclemente.net/ 에서 모두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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