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부자 106화
당신은 어느날 친구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평소에 무척 갖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싸 엄두도 못냈던 것이다. 친구는 그동안 당신에게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이라며 당신에게 그 선물을 내민다. 이때 당신은 친구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헉...이렇게 비싼 걸...이런 거 안줘도 되는데...다음엔 진짜 이런거 안해도 돼."
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은가? 물론 이후에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을 것이다. 사실 그냥 고맙다는 말만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굳이 앞에 '이런거 안해도 된다'는 수식어를 왜 붙였을까?
아마도 친구에게 미안했기 때문일 것이다. 성의의 표시까지는 좋으나 당신이 도와준 것에 비해 너무 과한 선물을 받아서 그런 선물을 준비하느라 친구에게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우려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받은 만큼 나도 언젠가 보답해줘야 하지 않을까' 우려도 됐을 것이다.
선물을 사는 데 부담을 느꼈을 친구에게 미안함과 언젠가는 그만큼 보답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교차하면서 결국 '이런 거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거절 같은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당신에게 두명의 친구 A와 B가 있다. A와B의 생일이 각각 다가오고 있다. 평소 도움을 받아오던 당신은 그들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려 한다.
평소 A는 신발을 좋아하고 B는 가방을 좋아한다. 그것을 알고 있는 당신은 A가 평소 신고 다니는 것보다 3배 이상 비싼 브랜드의 신발을 A에게 선물했다. B에게도 마찬가지로 평소 메고 다니는 것보다 3배 이상 비싼 브랜드의 가방을 선물했다.
그들의 반응은 이렇다.
A는 좋아하는 표정이 얼굴에 나타나지만 꾹 참으려고 한다. 왜 미안하게 이런걸 무리하게 하냐며 다음엔 절대 이러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덧붙인다.
B는 선물을 받자마자 환호성을 지른다. 자기가 정말 갖고 싶었던 거라며 주체가 안되는 기쁨을 보인다. 너무 고마워서 다음부터는 당신을 더 많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자...둘 중에 누가 더 당신의 기분을 좋게 하는가? 다음에 같은 선물을 또 주게 된다면 누구에게 먼저 주고
싶은가?
당연히 B이다.
당신이 무리하게 비싼 선물을 산 것은 맞다. 그것이 언젠가 준만큼 되돌려받기 위해서 였는가? 그랬다면 애초에 상대에게 과해 보이는 선물은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당신이 친구를 위해 무리를 한 진짜 이유는 당신을 도와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며,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그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얻는 즐거움이 선물을 사면서 발생한 부담감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받는 사람의 입장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주는 사람을 위한 배려일까? 답은 간단하다. 선물을 줄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주면 된다. 그렇게 되려면...너의 선물로 인해 내가 너무 기쁘다는 것을 여과없이 표현해주면 된다.
선물을 사면서 발생했을 너의 부담감이 예상되더라도 나의 기쁨을 보는 것이 너의 기쁨이라면, 그 기쁨이 나머지를 모두 덮어버릴 수 있게 그 기쁨을 최대치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너는 나를 기쁘게 해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를 존중해주는 최고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선물을 받을 때 상대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가 선물을 주면서 얻고 싶었던 기쁨을 꺾는 행위가 돼버린다. 게다가 상대가 선물을 사면서 느꼈을 부담감에 내가 먼저 미안해 함으로써 내 마음의 짐을 더는 행위도 된다.
내 입장만을 고려한 나만을 위한 배려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깊게 들어가보면 그것은...
잘 받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잘 주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주는 마음의 기쁨을 아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즉 잘 받는다는 것은 주는 사람을 배려해주는 최고의 태도다. 그것은 주는 사람에게도 감동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며 그 기쁨은 받는 사람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많은 것을 받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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