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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Oct 14. 2018

아내의 부모를 대하는 시간

시간부자 109화


친구들과 아무리 심한 장난을 치고 짓궃은 농담을 해도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소재가 있다. 바로 가족 이야기이다. 상대의 가족을 농담삼아 이야기하는 것 만큼 상대를 화나게 하는 쉬운 방법도 없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예민하게 느껴지는 고유의 영역이기도 하다. 내가 공격받는 것보다 나의 가족이 공격받을 때 분노 게이지가 더 상승하는 것은 아마도...


나의 근본이 공격받는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19891


가족문제는 부부싸움의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특히 그 이유의 대상이 부모가 되었을 때 예민도는 극에 달한다. 그래서 배우자의 부모와 관련된 이야기는 매우 조심스럽다. 마찬가지로 배우자가 나의 부모에게 대하는 행동을 볼 때 만큼 신경이 곤두서는 순간도 없다. 그래서 모든 싸움의 시작이 대부분 여기서 비롯된다.


바로 나의 부모를 향한 배우자의 태도가 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이다.


이러한 순간이 오면 항상 심적 갈등이 발생한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는 보통 두가지의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내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이것은 당장의 싸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역효과도 있다. 배우자가 내 부모를 위해 행동한 수준만큼만 배우자의 부모에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즉 계산적이 된다. 그리고 기대치를 낮춘 것에 대한 찝찝함은 마음 한 켠에 항상 남게 된다. 두번째는 마음속의 서운함을 배우자에게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 한 켠에 있는 찝찝함을 사라지게 해주지만 싸움을 불러 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러한 서운함을 듣게 된 배우자는 이렇게 되받아칠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당신이 내 엄마, 아빠에게 했던 행동이 내 기대에 미친 적은 없었어. 그래도 나는 말하지 않고 참고 있었는데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이 두가지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필자의 경험적 방법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출처 : http://www.fnnews.com/news/201603231411432143


나와 아내는 '왜 내 부모님에겐 이 정도 밖에 하지 못하냐'의 문제로 싸운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였던 적이 많다. 오글거릴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서로가 상대의 부모에게 더 잘 해줄지에 대한 고민 논쟁이 대부분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부모와 관련된 소재로 얘기할 경우 누구보다 예민해지는 나였기 때문이다. 결혼 초반에는 이러한 문제들로 싸우게 될까봐 노심초사 했던 적도 많다. 그럴 때 마다 매 순간들을 아름답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나의 부모를 향한 아내의 태도 덕분이었다.


아내의 마음 덕분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식사를 하거나, 경제적 도움을 드리거나, 선물을 드릴 때 양가 부모님에게 똑같이 해드리는 5대5의 원칙은 논쟁의 불씨를 없애줄 확실한 방법이 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확실한 만큼 5대5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때 논쟁으로 불타오르게 될 확실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강력하고 확실한 원칙은 오히려 상황을 더 강박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 5대5가 지켜지는지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대5를 지킬 수 없는 순간이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찾아온다. 즉 100%를 지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이 말은 언젠가 한 번은 양가 부모의 문제로 반드시 싸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내에겐 그 5대5의 원칙이 없었다. 아내는 항상 자신의 부모님 보다는 나의 부모님에게 주는 마음에 집중했다. 양가 부모님에게 무언가를 배분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시댁 : 처가의 비율이 5:5가 되든, 6:4가 되든, 때로는 10:0이 되더라도 아내는 나의 부모에게 준 만큼 본인의 부모가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받지 않은 만큼 나의 부모에게 더 줄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 진심의 마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아내의 부모에게 어떻게 해야 나의 진심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후로 나의 부모가 받지 못하는 부분은 나에게도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됐다. 아내의 진심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주는 마음에 집중하다 보니 이제 나와 아내는 배분의 상황이 오면 배분 비율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하면 진심을 상대의 부모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한다. 그러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게 된다.


항상 내 기대치보다 훨씬 큰 보답이 나와 나의 부모님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더욱 배우자와 배우자의 부모에게 집중하는 마음을 확고하게 만든다.


가족은 계약으로 이뤄진 사업자 관계가 아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하나의 공동체이다. 진정한 사랑은 주는 마음에 있다. 진정한 사랑을 주면 그보다 큰 진정한 사랑을 받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아주 단순한 진리이다. 이 진리를 내가 속한 공동체에 그대로 적용하면 될 뿐인 것이다.


나는 항상 아내의 부모를 어떻게 하면 감동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아내의 부모는 곧 아내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부모가 감동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아내는 더 크게 감동한다. 더 크게 감동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나는 그보다 더 큰 감동을 받는다. 배우자의 부모에게 진심으로써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결국 배우자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이며, 그 사랑은 곧 나와 나의 부모가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길이 된다.



배우자가 당신의 부모에게 당신의 기대보다 조금 못 미치는 행동을 보였다면, 그 아쉬움에 집중하지 말고 오히려 배우자의 부모에게 당신의 기대보다 더 큰 마음을 드려보길 권해본다. 물론 진심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세가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나는 당신의 배우자가 정말로 기뻐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의 배우자가 기뻐하는 모습이 당신을 더 기쁘게 할 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당신의 원래 기대치였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진정한 사랑이 당신과 당신의 부모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배우자가 당신의 부모에게 좀 더 잘하길 바란다면 당신이 먼저 진심으로 배우자의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이 필자의 해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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