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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Oct 16. 2018

돈을 좇는 시간이 불편한 이유

시간부자 110화


돈을 좇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언제나 부정적이다. 세속적이고 탐욕스럽고 욕망에 가득찬 행동으로 인식된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부자에 대한 인식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돈을 좇는 것은 결국 탐욕스런 부자가 되기 위함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정적인 것은 항상 불행해야 한다. 그래야 부정적이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돈과 행복을 분리시키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결국 돈은 악의 근원이 되었고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진리처럼 스며들게 됐다.


진리가 유지되기 위해선 그 진리를 지지할 만한 사실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면 모두가 하나같이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 반대로 부자여도 행복한 사람의 이야기는 관심조차 없다. 주변에서 들린다 해도 계속해서 잊기 위해 애쓴다. 그것은 진리 유지에 방해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편견 아닌 편견, 합리화가 아닌 합리화가 탄생한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JTBC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중 -


2018 UN 세계 행복 보고서에 발표된 부탄의 행복지수는 97위로 하위권이었다. 아마도 부탄의 행복지수는 세계 1-2위를 앞다투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현실은 달랐다. 더 충격적인 것은 부탄은 한 번도 전 세계1위 행복국가로 선정됐던 데이터가 없다. 출처 불명의 사실들을 토대로 짜집기 하여 부탄은 가난해도 행복한 나라라고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던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지수 상위 20위권에는 어떤 나라들이 있을까?


2018 UN 세계 행복 보고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유럽의 국가들이 몰려있다. 이것을 국가별 1인당 GDP 상위 20위 안에 랭크된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더 놀랄만한 사실을 알수 있다.


출처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카타르, 싱가포르, 산마리노를 제외한 나머지 1인당 GDP 상위 17개의 국가들이 행복지수 상위 20위안의 국가들과 일치하는 것이다. 왜 통설적으로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이런 역설적인 데이터가 나오는 것일까? 서울대학교 심리학 박사 최인철 교수는 그 이유를 이렇게 얘기한다.


- JTBC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중 -


"부자인 사람이 행복한 걸 불편해하고,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 심리..."


어쩌면 데이터가 역설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각, 심리는 한 순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이미 기원전 때부터 있어왔다. 아리스토 텔레스(BC 384~322년)의 '시학'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시학에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공식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 TVN 프로그램 '알쓸신잡3' 중 -


관객은 자기보다 못난 사람의 즐거운 이야기 즉, 자신보다 낮은 계층의 사람이 맞이하는 해피엔딩에 희열을 느끼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의 슬픈 이야기 즉, 자신보다 높은 계층의 사람이 맞이하는 새드엔딩에 쾌감을 느낀다.


그렇게 쓰여진 각본이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된다. 즉 인기를 얻는 이야기 공식이 되는 것이다. 그 공식은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다. 하위 계층의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상위 계층의 사람이 불행했으면 하는 바람은 2천년이 훌쩍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굳어질 대로 굳어져 어느 순간 절대적 진리처럼 자리잡게 됐다. 그 진리는 부탄을 근거없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 버렸고, 돈은 부질없는 것이며 부자가 되면 불행하다고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부와 가난이 되물림되면서 날이 갈수록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동시에 신분 상승의 기회는 더욱 사라져 가고 있다. 이것이 단지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걸까? 고대의 계급 사회에선 신분의 상승이 법적으로 제한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부자가 되는 길이 법적으로 막혀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이다. 고로 막혀있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할 수 없다. 오히려 1%의 가능성을 0%로 만들고 있는 것은 돈이 많을 때보다 적을 때가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합리화와 애초에 불가능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믿음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가능성을 가로 막는다. 다수가 이것을 겪게 되면 개인의 생각이 사회적 문제로 진화한다. 사회적 문제는 사회적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낳는다.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 인식을 벗어나면 불편감을 느낀다. 즉, 개인의 생각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돈을 좇는 행위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결국 당신의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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