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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Oct 25. 2018

공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시간

시간부자 114화


* 공감                

[명사]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누군가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할 때 최고의 위로는 바로 공감이다. '힘내라'는 격려의 말보다 '나도 너처럼 힘들었다'는 동병상련의 말이 오히려 더 큰 힘을 나게 한다. 격려는 그저 힘을 불어 넣어주는 소리이지만, 공감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마음 상태를 알아주고 같이 느껴주는 것... 공감은 거칠고 따가운 현실을 조금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공감은 상대가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그때 내 마음의 느낌은 어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등 내용들이 비슷할 경우 마음을 나눌 수 있고 긴밀도는 높아진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감의 핵심은...상대가 그 상황에서 결국 어떠한 결정을 내렸는지에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당신에게 이런 저런 인간관계에 치이다가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경험이 생겼다고 하자. 당신은 당신을 힘들게 하는 인간관계에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그래서 하나둘씩 정리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때 친구가 당신에게 공감해주겠다며 다가온다.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나도 그랬거든...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아팠던 것 같아.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니 무척이나 고마울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마디가 더 필요하다.


그래서 난 불필요한 사람들을 과감히 정리했어.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했던 것이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최선을 다하는게 좋은 것 같아.
짧은 인생인데 내 사람만 챙기는 거로도 족하지 않을까?

 

비로소 당신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아주는 듯 하다. 큰 공감이 되어 앞으로 당신이 내려야 하는 결정에 많은 용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당신을 공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만일 친구가 당신의 아팠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이후에 그가 내렸던 결정이 당신이 원했던 대답과 상반되는 내용이라면 어떨까?


나도 불필요한 사람들을 과감히 정리하려 했어.
그런데 생각해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나한테 있다는 걸 알았어.
 나의 가치를 인간관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거야.
그러다보니 더욱 인간관계에 얽매이고
상대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져버리고만 것 같아. 그리고 상처로 이어지게 됐지.
그래서 나는 나의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할 생각이야.
그렇게 되면 상대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어도 결핍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고, 기대하는 바가 없을 때 진심으로 상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겠지.
그러면 나 역시도 진정한 마음을 상대로부터 받게 되지 않을까?


친구는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기에 당신의 고통을 공감해준 것은 맞지만, 그의 결정은 당신의 방향과 절대적으로 다르기에 당신은 단 1%도 공감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불편하거나 짜증이 나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공감을 느끼는 본질이다.


친구가 당시에 내린 결정이 내가 듣고 싶었던 얘기일 때 비로소 공감이 완성되는 것이다.


오히려 겪게 된 문제 자체는 그닥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각기 다른 문제일지라도, 각자가 받은 느낌과 상처가 다를지라도 서로가 내린 결론이 같다면 공감에 성공한다. 반대로 같은 문제를 겪었더라도 그에 대한 결정이 다르다면 공감에 실패한다. 결국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즉 가치관이 비슷할 때 공감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 가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으면 되는 걸까? 공감이 가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는 의미가 없는 걸까? 이것을 다르게 표현해보겠다.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야 할까?

듣기 싫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야 할까?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야기만 들으면 될까?

들으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야기도 들어야 할까?


나와 같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야 할까?

나와 다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야 할까?


나의 길이 정답이라고 외쳐주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야 할까?

다른 길도 있다고 외쳐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이것 또한 가치관의 문제이니까...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보편적인 사람들은 가던 길을 그대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던 길을 가는 것 만큼 공감이 되고 마음이 편한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보편적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공감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불편해져야 한다. 가지 않던 길을 가는 것이 바로 그렇다. 이것을 도전이라고 한다. 도전은 보편적인 공감에서 멀어지는 길이다. 


보편적인 생각에 공감이 된다는 것은 보편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은 나의 마음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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