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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Nov 06. 2018

친구가 힘들 때 연락해도 될지 고민되는 시간

시간부자 119화

친구의 사정이 갑자기 안좋아져 힘들어 할 때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는 것이 친구를 위한 길일까? 아닐까?


- MBC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중 -


두가지의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친구가 타인의 연락을 불편해 하는 상황이다. 한 순간에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줄 마음의 준비가 안돼있을 것이다. 당장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친구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면 걱정이 돼도 연락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정말 친구를 위한 선택일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현재의 나를 드러내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은 이전의 내 모습은 훨씬 화려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나의 화려하고 당당했던 겉모습만 알아오던 사람들이 초라해진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실망하진 않을까 우려가 될 것이다. 그것은 나의 자존감을 더욱 떨어뜨린다. 마음이 여려지면 주변의 말 한마디에 쉽게 다칠까봐 걱정이 된다. 그래서 더 숨게 된다. 이때 평소 연락을 종종 해오던 A가 갑자기 나에게 연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것이 고마울까?


'A가 일부러 초라해진 내 모습을 보지 않음으로써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려고 나를 배려하는 구나...' 라고 생각할까? 마음이 여려지고 빈곤해진 내가 그러한 상황 하나하나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연락이 끊긴 A를 보면서 A는 화려했던 지난 날의 내 모습만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진 않을까? 나에게 선을 긋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을까?


내가 불편할까봐 연락을 안했다는 A...

연락을 안하는 것이 나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A...


좋은 감정만을 주고 받는 사이는 좋지 않은 감정을 다루는 데 미숙하다. 좋지 않은 감정을 받아드리려면 누군가 한 명은 그 관계에서 한 발짝 더 다가가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그 수고를 견뎌내면 관계는 더 깊어진다. 그러나 그 수고를 피한다면 관계는 거기서 멈춘다. 힘든 친구에게 연락을 한다는 것은 그의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라 볼 수 있다. 반대로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은 친구가 불편해하는 상황을 내가 불편해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상대의 좋지 않은 감정을 받아들일 수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관계는 여기까지임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친구를 위한 배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본인만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배려를 하고 싶다면 나의 입장이 아닌 친구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친구가 타인의 연락을 불편해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때는 오히려 누군가의 어깨가 절실히 필요할 수 있다. 애타게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친구가 불편해할까봐 연락을 안한다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완전히 배제시킨다. 오로지 친구가 불편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는 자신만의 가정하에서다. 즉 자기 합리화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관계는 합리적인 선택이 우선시 되는 관계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는 말이 있다.


그말을 바꿔서 표현하면...


너의 좋지 않은 감정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고를 너를 위해서 기꺼이 하겠다는 뜻과 같다.


그 수고를 견뎌내면 관계는 더 깊어진다.


즉, 힘들어 하는 친구에게 연락을 취한다는 것은 친구와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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