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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Nov 14. 2018

약자를 짓밟는 시간의 의미

시간부자 122화


약자를 짓밟는 일, 소위 '갑질'이라고 하는 이 행위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있다면 아마도 대기업의 횡포, 부자들의 착취, 회장 사모님의 비인격적인 모욕 등 일 것이다. 대중 매체에서 흔히 보이는 강자가 약자를 해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당신은 강자를 욕하며 약자를 위로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당신이 강자를 욕하는 이유는 힘없는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의 행동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한 가지를 해보자.


강자는 약자를 왜 괴롭히는 걸까?


일반적으로 강자라 하면 부자나 권력이 있는 정치 지도자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약자라 하면 서민이나 권력이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강자는 이미 가진 자이고 약자는 원래 갖지 못한 자인데 이 상황에서 강자는 왜 약자를 더 괴롭히려 하는 걸까? 그들의 갑질은 왜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걸까? 강자가 되면 나쁜 인격이 생기는 걸까? 강자는 원래 탐욕스럽기 때문일까?


2018년 KB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자산 10억이상의 부자는 27만8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티비나 주변에서 당신이 보고 전해들은 서민을 괴롭히는 부자의 수는 정확히 몇명이나 될까? 당신이 그러한 나쁜 부자를 천명을 안다고 해도 그 비율은 0.37%밖에 되지 않는다. 부자는 서민에 비해 경제적으로 분명 강자이다. 그럼 강자는 약자를 괴롭힌다는 말이 타당한 이야기일까? 당신이 적어도 부자 수만명 이상을 조사해보지 않는 이상 타당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리고 당신은 중요한 것을 하나 놓치고 있다.


뉴스를 통해 종종 보도되는 범죄 사건의 경우를 보자. 가해자의 환경을 살펴보면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가정 환경이 불우하고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피해자 또한 어려운 환경을 꿋꿋하게 버텨가며 살아오던 사람이란 것이 추후에 밝혀져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곤 한다. 이것은 늘 어디선가 본 적있는 꽤 익숙한 사례일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약자도 약자를 괴롭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범죄 사건들을 토대로 약자들은 약자를 공격한다고 단정 짓는 것이 타당한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약자일지라도 약자를 위하고 돕는 경우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괴롭히고 해하는 일을 강자와 약자사이의 일로 국한시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그냥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문제의 범주로 보아야 한다.



왜 사람은 사람을 괴롭히고 짓밟으려 하는 것일까?


이유는 하나인 것 같다. 상대가 나를 무시하거나 위협한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강자 약자의 논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상대가 강자이든 약자이든 나를 위협하면 일단 제압해야한다는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상대가 나보다 강자이면 그에 대응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일단 굴복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는다. 호시탐탐 상대를 꺾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알아본다. 그런데 상대가 나보다 약자이면 갑자기 대응 욕구가 솟구치게 된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약자 녀석이 나를 무시한단 말야?"


상대를 짓밟는 정도가 선을 넘게 된다. 그러다보면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나보다 약자인 상대를 짓밟는 경우가 두드러져 보이게 된다. 그렇게 강자는 약자를 짓밟는다는 진리가 탄생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나를 위협하면'이다. 사람은 언제 상대에게 위협을 느낄까? 상대에게 나의 약점을 들켰을 때이다. 그 약점이 공격당할 때이다. 다시 말하면 그 부분만큼은 내가 상대보다 약자일 때이다.


즉 약자에게서 위협을 느낀다는 것은 그 약자보다도 더 연약한 나의 마음 상태를 말해준다.



당신이 일상 생활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들을 떠올려보자.


길거리에서 청소부에게, 집앞에서 경비원에게,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현관문에서 택배기사에게, 차안에서 운전사에게...등 여러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서비스를 받고 있는 순간만큼은 당신은 그들보다 강자가 된다. 그런데 당신은 혹시 그들의 서비스가 불만족스럽거나 그들의 잘못을 발견했을 때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 짓밟으려는 위협을 한 적은 없는가? 그런 적이 있다면 당신의 존재 가치를 세워주는 데 그들의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꿔 얘기하면...


당신의 존재가치는 그들의 서비스 하나에 휘둘릴 만큼 약한 것이다.


당신이 진정한 강자로서 그들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면 그들의 과오를 발견했을 때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짜 강자에게는 약자의 공격이 위협이 아니라 안쓰러움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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