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타임리치
제주도에서 여행을 마치고 제주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처 :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9592534
연휴기간이라 사람들은 북적였고 면세점은 발 디딜곳이 없었다. 앉아 있을 곳이 마땅치 않아 지정된 게이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빈 자리를 찾아 앉게 됐다.
이전의 나였다면 면세점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화장품을 사며 시간을 보내거나, 스마트 폰을 보면서 비행기 대기시간을 버텼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생긴 이후의 나는 자연스럽게...
읽던 책을 꺼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도중 이상하면서도 재밌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첫번째는 나를 기준으로 반경 50m거리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그러한 상황을 내가 굉장히 뿌듯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시간을 쓰는 동안
나는 소양을 쌓으면서 시간을 쓰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거나 자면서 시간을 쓰는 동안
나는 제프베조스의 생각을 읽으면서 시간을 쓰고 있었다.
(읽던 책이 '원클릭 - 제프베조스의 4가지 비밀' 이었다.)
그 많은 군중들 속에서 나혼자만 생산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은 생각보다 짜릿했다.
물론 이것은 개인 가치관의 문제이다.
쇼핑을 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보거나,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각각의 행동들이 본인에게 생산적이라고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외에 누구도 그것의 가치를 판단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위의 행동들은 남들도 똑같이 다하고 있는 행동이었고, 책을 읽고 있는 일은...
나만 하고 있는 행동이었다.
목표가 생긴 이후부터 책을 읽는 것이 어느덧 습관이 되었고, 무심코 습관적으로 나온 행동이 남들과는 다른 행동이었기에...
남들과 똑같이 행동하며 살아가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그 순간은 짜릿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굳이 쉬려고 휴가를 간 곳에서 그런 생산적인 일을 하겠다고 유난을 떨어야겠냐 묻는다면,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켈리델리'라는 기업의 대표 CEO이다. 어떤 기업인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회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 안식년으로, 그녀는 가족과 함께 1년간 요트를 타고 세계여행을 떠난다. 놀라운 점은 그녀는 그 1년간 1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말이다. 1년간 100권을 읽으려면 적어도 3~4일에 한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가능한 일 일까? 그게 무슨 휴식이냐고?
습관이 되면 가능하다.
습관이 되면 그게 곧 휴식이다.
2016년 인천공항 자료에 따르면 비행기 평균 대기 시간은 40분이라 한다.
1년에 한두번 정도 타는 비행기...
1년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그 대기 시간...40분...많아야 80분...
굳이 이 시간조차도 아끼고 아껴서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소소한 시간들 마저도 나의 가치있는 습관들로 채워지게 된다면,
5년후의 내 모습은 꽤 멋지게 변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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