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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Jun 16. 2018

15화 - 꿈을 이루는데 걸리는 시간

타임리치

이번 글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어릴 적부터 주변에 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도 아주 크게 성공한 의사들...
당시 어린 마음속에 성공한 사람의 표상으로 자리 잡지 않을 수 없었고, 가족들에게서 오는 주입식 압박도 은근하게 지속되었다. 장래 희망에 '의사'외에 다른 직업군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인생 경로의 목표점은 '의대에 들어가는 것'으로 정해지게 됐다.

'의사'가 아니라 '의대에 들어가는 것'으로...

고3때 첫 수능을 실패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기로점에 놓이게 됐다. 당연히 실현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나의꿈이 불가능 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생기게 되면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됐다.

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야 하는가...아니면 다른 길로 가야하는가...

다시 수능에 도전해보는 것을 결정하기에 남자에겐 군대라는 현실이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 4수안에 성공하지 않으면 군대에 가야했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을 맞서는 문제가 20살의 나에겐 나름 큰 고통이었다.

당시 약 10일정도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던 것 같다. 그때의 결정은 이런 것이었다.

'다시 도전해보자. 될때까지...'

4수에 실패하고 군대를 가게 되더라도, 다녀온 이후에라도 될때까지 도전해보자는 결심이었다.

다행히도 재수에 성공을 하게 됐고, 나는 '의대에 들어가는 꿈'을 이루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었는지 그 꿈에 대한 열정이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뒤로부터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한가지 진실이 있다.

꿈은 마음에 품는 순간 바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나중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만나게 된다...

남자가 한 분야의 전문 의사로서 홀로서기를 하기까지에는 최소 16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대학과정 6년
인턴1년
레지던트4년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 38개월
전임의 1~2년
임상경험1년

다시 말하지만 최소 16년이다. 16년이라는 시간은 그냥 흐르면 되는 시간이 아니다. 매년 동료들을 경쟁에서 누르고 올라서야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래야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 의사가 될 수 있다.16년이 지난 이후에도 공부는 지속적으로 해야하며, 나보다 경험이 더많은 전문의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좀더 올바른 치료의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

나는 홀로서기한 전문 의사가 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리고 나서 잊고 있었던 사실 하나를 다시 기억하게 됐다.

나의 꿈은 '의사'가 아니라 '의대에 들어가는 것'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꿈을 마음에 품은 이후 그 꿈이 이루어지기 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꿈이 내가 원했던 꿈이 아니였다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1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생명이 100세까지 지속된다고 했을 때, 나는 내가 원했던 꿈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는 데 생명의 16%의 시간을 사용한 것이다.

새로운 길을 가기에 적은 나이일 수도 있고 많은 나이일수도 있겠지만, 지금에서라도 내길이 아닌 것을 알게 돼서 너무 다행이다.

아직 남아있는 생명의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있으니까...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에 품으려 한다면 꼭 한번 생각해보길 권한다.

꿈을 이루는 것과 그 꿈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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