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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Aug 09. 2019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려 했던 시간

시간부자 157화


"너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어?"

"음...일단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많은 사람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대표적인 모델중 하나...바로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를 이해해준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선 일단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정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정의되기 위해 필요한 항목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자.


내가 하는 일

나의 취미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책

나의 가치관

나의 성격

나의 사고방식

나의 습관

나의 기분

나의 가족

나의 고향

나의 장단점

.

.


이외에도 수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나를 정의하기 위해선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것은 나를 정의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을 말해준다. 나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면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20여년이상을 나와 함께 산 부모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한다. 아니...


나 자신조차도 때로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필자의 이야기를 잠깐 하겠다.


아내 역시 나와 결혼하기 전에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했다. 그러나 나는 대외적으로만 매너있고, 부드럽게 얘기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이었다. 아주 가까운 관계에서는 고집세고, 남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공감하려하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주장하는 완벽한 독불장군이 되었다. 대외적으로는 포용력이 뛰어난 사람인 척 연기를 했던 것이었고 실제로는 후자가 진짜 나의 모습이었다. 


연애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상대의 환심을 얻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자신의 입장은 숨기기 마련이다. 그러다 상대의 마음을 얻게 되면 조금씩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것은 비단 연인관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다. 


나와 아내의 관계역시 마찬가지였다. 점점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는 독불장군 스타일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계는 내 중심의 관계로 흘러갔다. 아내는 나를 이해하고 맞춰주려 노력했지만, 나는 항상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결정했다. 나를 위한 아내의 행동은 당연하게만 여겨졌다. 


우리의 관계는 결국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관계는 더욱 깊어지게 됐다. 아마 예상과는 다른 얘기가 나와 멈칫했을 것이다. 갈등이 깊어져서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파국을 맞이하는 것이 매끄러운 이야기 진행이 됐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더욱 끈끈한 관계가 되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냐면...그것은 어떠한 계기로 인해서 내가 변했기 때문이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고, 공감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아내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아내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아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평생을 독불장군으로서 살아온 내가 왜 갑자기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시작한 것이었을까?


나는 왜 변하게 된 것이었을까? 그 계기는 이것이었다. 아내를 가짜가 아닌 진짜로 사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결혼 3년차 때 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바뀌기 시작했다. 본질적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내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를 사랑함으로써 나의 본질이 변하기 시작했다.



만일 아내에게 애인을 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었다면, 아내는 필자같은 사람을 절대 만나지 말아야 했다. 부모도 나를 잘 알지 못하고 나 자신도 나를 잘 이해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눈꼽만큼도 알아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해서 결국 배우자를 잘못 선택한 실패해버린 결혼이 되었을 것이다. 결혼하고 보니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필자는 변했고 아내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필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다.


사랑이 먼저다.


나를 사랑하기도 전에 나를 제대로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나'라는 존재는 정의를 내리기 매우 힘든 존재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해하기가 어려운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그러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나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다. 다시 말해서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전에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이다. 바꿔서 표현하면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필자가 결혼한 지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이유가 하나있다. 그것은 결혼3년차 즈음이 되었을 때 아내의 사랑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향한 아내의 마음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항상 지속적으로 같은 사랑을 나에게 주었다. 결혼 3년차를 넘어가도록 그녀의 사랑이 지속됐을 때 비로소 필자가 그 마음을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나는 결국 변하게 되었고, 아내에게 더 큰 사랑의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법은 아주 쉽고 단순하다. 


상대를 먼저 진심으로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쉽고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아간다.



지금까지 당신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지금까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그 사람이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던 이유는...그 사람이 그만큼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좀 더 본질적으로 접근해본다면...당신이 먼저 그 사람을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결론이 난다.


당신이 아직까지 당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당신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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