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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Jun 27. 2018

37화 - 분석의 시간

타임리치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한류의 세계적인 열풍이 재조명 되고 있다. 한글로 만들어진 노래가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시초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있었다.

강남스타일은 왜 이렇게 큰 열풍을 일으켰던 걸까..

흥행의 핵심에는 유튜브의 역할이 컸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을 보며 즐거워했다. 

"내용이 재밌다." "춤이 재밌다." "노래가 중독성이 있다."...

세계의 사람들이 강남스타일의 유투브 영상에 열광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2017년 12월에 방송된 '알쓸신잡 2'에서 강남스타일의 흥행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갖았다. 4명의 패널들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 황교익 : ‘전통’이라며 밀어내는 방식보단 전 세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문화, 잘하는 것을 문화 상품으로 세계화했기 때문이다.
▶ 유시민 : 싸이가 막 놀았기 때문에 먹혔다. 우리는 과거부터 잘 노는 민족으로 통했다. 그동안은 사는 게 어려웠다. 경제적으로 넉넉해 진 뒤 싸이가 막 놀았는데 ‘정말 잘 노네’라고 된 거다.
▶ 장동선 : 강남과 같은 공간이 다른 나라에도 존재하며 도시의 풍자가 있었다.
▶ 유현준 : 놀이터, 오리배, 한강시민공원, 목욕탕, 관광버스 등 한국적인 공간이 뮤직비디오에 많이 담겼기 때문이다.

모두의 이야기를 들은후 MC유희열은 딱 한마디로 정리하며 얘기했다.

"싸이와 이야기 해봤다."

그러자 4명의 패널들은 깜짝 놀라며 모두 움츠러 들었다. 각자의 생각으로 분석을 이야기하던 순간에 유희열의 이야기는 당연히 큰 한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흥행의 결정적 원인은 모두가 따라할 수 있는 말춤 덕분이었다. 사람들이 이를 따라하면서 더 잘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가 그의 이야기에 수긍하며 설득됐다.

필자는 저 상황이 매우 의아했다. '말춤 덕분'이라는 분석도 결국 수많은 의견들 중 하나일 뿐인데 단지 싸이와 직접 얘기해봤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얘기는 신뢰도가 올라갔다.

그렇다면 노래를 만든 싸이는 그 흥행의 이유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일까...?


                                                                                                                                              

맥도널드 얘기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맥도널드는 한 때 밀크세이크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전문가들이 총 집합하여 특정 고객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후 그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밀크세이크를 출시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날 마케터 한명이 매장에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고객들을 관찰하다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쉐이크를 아침식사 대용으로 구매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쉐이크에 곡물을 첨가하여 최대한 걸쭉하게 식사의 느낌이 나게 수정을 했고, 그 결과 판매량은 급증하게 됐다.

"CEO의 착각 첫번째는 사업과 고객에 대해 자신이 뭔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고객의 진짜 속마음은 많은 시간과 관심과 애정을 들여 관찰하고, 실험하고 직접 대화를 해서만이 볼수 있다는 것을 CEO는 모른다.
일부 주변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찬사를 고객의 찬사로 보편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 책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중 -

아시아권의 어느 이름 모를 나라의 한 가수가 있는데 그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무척이나 재밌다고 한다. 
당신은 그 뮤직비디오를 보겠는가?

아시아권의 어느 이름 모를 나라의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음악과 춤이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당신은 그 뮤직비디오를 보기 위해 검색을 하고 클릭을 하는 수고를 하겠는가?

2012년 강남스타일이 국내에서 첫 발매될 당시 어느 정도 인기는 있었지만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준은 아니었다. 그저 싸이다운 음악스타일로 인식이 됐고 그의 이전 앨범정도의 인기 반응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서서히 잠잠해져 가던 중, 갑자기 해외에서 강남스타일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심의 초점은 뮤직비디오가 아닌 음악이었다.
그 이유는 이랬다.

“‘오빤 강남스타일’이 미국인에게는 ‘오픈 콘돔 스타일(Open Condom Style)’로 들렸다”며 “후렴구가 귀에 걸려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니 너무 웃겼다”고 말했다.  
- 2012년 동아일보 -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BestClick/3/all/20120808/48444609/1#csidxeceaf245a984da8b5e146d6a367921d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가사가 일본인에게 ‘가슴이 건담 스타일’로 들린다고 알려져 눈길을 끈다. 
- 2012년 동아일보 -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home/3/all/20120808/48462609/5#csidx2b0916c8218da66bb416c363bc72a03 

강남 스타일의 흥행 이후 싸이는 웃긴 춤, 웃긴 영상, 중독성있는 후크 송 등의 같은 컨셉으로 후속곡을 연달아 냈지만 강남 스타일만큼의 파급력을 가져 오진 못했다. 

말춤, 코믹 컨셉, B급 컨셉, 한국의 문화, 도시의 풍자, 막 노는 모습...
흥행을 더 큰 흥행으로 만든 촉매제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외국인들이 갑자기 왜 한글로 된 이 노래에 첫 관심을 보였는지 대한 설명 요소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이미 그러한 노래와 뮤직비디오들은 이전부터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지 '오빤 강남 스타일'이 'Open Condom Style'로 들린 언어적인 재미 때문에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였던 걸까...?

물론 이것도 수많은 분석에 대한 의견들 중 하나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문제의 본질을...

그 문제 분야의 전문가에게 찾을 것인가

그 문제 해결책을 만든 개발자에게 찾을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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