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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Jan 20. 2022

00. 나의 단어 찾기

캐나다 기록

My word. 나의 단어. 그것을 빼고 나를 설명할 수 없는 그 단어를 나는 늘 찾고 싶었다.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에서 이탈리아에 간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의 단어를 묻는 친구의 질문에  “글쎄, 엄마의 딸. 난 착한 딸이니까. 아내? 그건 소질 없고, 애인, 그것도 별로, 나는 작가야.”라 답했고 그에 친구는 “그건 너의 직업이고 그건 너의 단어가 아니지. 진짜 모습을 찾는 중인가봐” 하고 말하는데, 미묘하게 슬퍼하며 놀란 그녀의 표정이 내 표정이었다. 정혜윤은 '슬픈 세상 속 기쁜 말들'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그들만의 단어를 발견했다. 그녀의 단어는 이야기, 그리고 시와 운명이었고, 그녀가 만난 여러 존재들도 자신만의 단어가 있었다. 자유, 약속, 품위, 눈맛, 일기, 동화책 등등. 


캐나다라는 넓은 곳으로 향하면서, 각자 모두 자신의 단어가 있으니 나도 나의 단어를 찾아야겠다 다짐했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자극들과 그 사이에서 반사되는 나를 만나면서. 그렇게 내 단어를 찾기 위해 여행 내내 온 몸의 감각을 느슨히 풀어두고 문득문득 만나게 되는 자극들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 글은 내가 나의 단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순간들과 그 감상에 대한 기록. 어떤 순간에는 떠오르는 친구가 있어 그에게 편지를 썼고 어떤 순간엔 그냥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교환학생이라는 이 여행의 끝에서 내가 내 단어를 찾을 수 있었는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쓰다 보면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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