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혼자 여행]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부지런함
이번 여행의 컨셉은 여유와 힐링이다. 는 그러나 아침 6시 반에 눈이 떠진 근면 성실한 자랑스러운 한국인 나야 나. 이왕 눈을 떴으니 날 더워지기 전에 나가볼까? (이번 여행의 컨셉은 분명 여유와 힐링이다ㅇㅇ)
와로롯 시장(깟 루앙)
Wichayanon Rd, Tambon Chang Moi,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300 태국
숙소에서 여유롭게 조식 먹고 근처 사원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왔더니 8시 50분쯤 시장에 도착했다. (시장 상인보다 일찍 온 사람..) 각종 식료품과 불교용품, 옷, 가방 등을 팔고 있다. 시장에 와보니 새삼 외국에 나왔구나 실감이 난다. 생소한 것들 투성이다. 둘러보다 퍽 맘에 드는 천 가방이 있어 얼마냐고 물었더니 8만 원.. 첫 손님이라 특별히 할인해주는 거란다. 와우. 네 안 사요.
사실 건물 안의 가게들보다 주변 가게들이 구색도 더 다양하고 싸다. 두 개의 건물동과 주변 가게들을 열심히 돌았다. 그런데 정말.. 덥다.
열심히 발품 팔아서 현지 룩을 완성했다. 북부 스타일 블라우스, 천가방, 냉장고 바지, 모자. 이렇게 다 해서 우리 돈으로 25000원 정도? 귀찮아서 흥정을 안 했는데도 이 정도다. 어메이징 태국 물가. (블라우스는 바가지 쓴 게 확실하지만 그래 봤자 몇천 원이다.)
가방이 크고 디자인도 특이한 게 퍽 맘에 들어서 동생한테 보여줬더니 원피스냐고..(아니라고 이 자식아)
All about nail,
Rachadamnoen Rd,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돌아오는 길에 숙소 근처 네일가게에 들어갔다.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언니가 너무 세고 이쁘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완전 남자라서 깜짝 놀랐다. 샵은 꽤 깔끔한 편이었다. 원 컬러 젤 패디 25000원. 태국 물가를 생각하면 몹시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여행 왔으니까!
One nimman,
Suthep,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치앙마이는 님만해민 아니면 올드타운이다. 님만해민이 좀 더 세련된 신시가지고, 올드타운은 구시가지. 약간 고민하다가 도보로 여러 사원과 유적지를 볼 수 있는 올드타운으로 숙소를 정했다. (반반 있어도 됐지만 사실 숙소 이동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졌다)
길거리에 있는 툭툭을 타니 10~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흥정이 귀찮아서 그냥 부르는 대로 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두배 이상 바가지를 썼더라. 여행객 등쳐먹기는 만국 공통이다.
비싸게(?) 도착한 원님만은 님만해민에 있는 세련된 쇼핑타운이다. 유럽식으로 조성돼서 퍽 고급지지만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애초에 이 근처 맛집 방문이 목적이기도 했고.
까이양 청더이,
2, 8 Suk Kasame Rd, Tambon Su Thep,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바로 여기다. 치앙마이 닭고기구이 최고 맛집이라고 하던데. 먹어보니 정말이다. 적당히 기름지고 담백하고. 고기 잡내도 전혀 안 난다. Sticky rice, 솜땀과 같이 먹으니 궁합이 아주 좋았다. 타이 커피도 시켜봤다. 달다. 걍 다방커피다. 다 해서 7천 원도 안 나옴. 맙소사, 아이 러브 치앙마이.
이 집의 단 하나의 단점은 모기다. 그 잠깐 동안 세 방이나 물렸다. (치앙마이 모기와의 전쟁, 그 서막)
Zira Spa,
8 Ratvithi Lane 1 Alley, Tambon Si Phum,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비행의 여독과 오전 오후 일정의 피로를 풀 마사지 타임. 비싸고 좋은 곳으로 첫 마사지샵을 골랐다. 고급 스파답게 시작 전 몸상태와 마사지 강도, 집중적으로 케어 받고 싶은 부위, 피하고 싶은 부위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문지를 작성한다.
잘 조성해둔 중정과 조명, 넓고 쾌적한 개인실이 있고, 방에 있는 샤워부스에서 마사지 전 간단하게 샤워를 한다. 내가 선택한 건 Jet lag이라는 2시간짜리 오일마사지+ head & shoulder care 코스였다. 가격은 5만 원. 비싼데 안 비싸다.
사실 받는 동안엔 압이 너무 약한 거 아닌 가싶었는데 받고 나니 몸이 꽤 개운해졌다. 역시 압이 세다고 몸이 풀리는 게 아니다. 별 5개 만점에 3.9개 드립니다. 종일 꽤 걸은 탓에 피곤해서 바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었는데 마사지받고 나니 급 개운해져서 한 군데를 더 들리기로 했다.
The North gate Jazz co-op,
91 1-2 Sri Poom Rd, Tambon Si Phum,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마사지샵에서 꽤 거리가 있었다. 걸어서 20분 정도. 올드시티 북문에 위치한 재즈클럽. 재즈덕후의 설렘으로 더운 줄도 모르고 씩씩하게 걸어가서 드디어 도착!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재즈 일리 없잖아..!!
빅밴드 구성으로 현지 가요를 연주하고 있었다. 기대 와르르.. 재즈 연주 안 할 거면 재즈클럽이라고 하지 말라고.. 즌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 오빠들의 연주 실력은 꽤 좋은 편이었고, 상의탈의(...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와 환호와 박수에 옆으로 쓰러지는 퍼커션 오빠의 유머 가득한 퍼포먼스도 재밌었다. 코로나에 두 번이나 걸렸다던 베이스 오빠의 슬랩과 솔로 연주도 기깔났다.
리터럴리 재즈를 듣고 싶다면 이곳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다만, 현지의 밤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뭐 괜찮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맥주 한 병씩 들고 리듬을 타고 환호한다. 난 적당히 맥주 한 병만 마시고 나왔다. 사람이 너무 많았고, 너무너무 더웠다.
Padthai Ratchadamnoen & Seafood klangwiang.
139 Rachadamnoen Rd, Tambon Si Phum,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숙소까지 또 걸어서 20분. 생각해보니 저녁을 안 먹었네. 가는 길에 아무 데나 들어가서 똠양국수를 시켰다. 똠양꿍이 해장에 최고라 술 마신 뒤에 가끔 배달시켜 먹는데, 사실 맛이 복불복이다. 맛없는 집은 정말 맛이 없는데.. 현지도 그렇지 않을까.
초조한 마음으로 국물을 한입 떠먹은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 이거지. 한국 똠양꿍은 다 가짜야. 그 한 숟갈로 맥주 한 병의 취기가 싹 사라진 기분이었다. 후루룩 한 접시 클리어하고 나서야 숙소에 들어왔다. 분명 계획된 일정은 하나도 없었고, 여유롭게 유유자적 동네 탐방이나 해야지 했는데 숙소에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오늘 하루만 2만보를 걸었네 맙소사.
오늘은 이미 투 부지런하였으니 내일부터는 여유롭고 의미 없이 보내보자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이미 글러먹었다.
나 내일 도이인타논 투어 예약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