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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투자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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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정재연 May 12. 2021

투자단상(斷想)_2021. 5. 12.

주주총회의 불청객

올해 초 한 기업의 주총 때 있었던 일이다. 매해 여러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이 기업만큼 옛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도 없었다. 한자로 쓰여진 주주총회 식순도 그글자의 방향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쓰여 있었다. 이것만 봐도 기업의 분위기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변할 수 없는 기업이로군.'


나는 "의장!"을 외치며 발언권을 얻었고 투자자로서 기업이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내 말을 들은 전문경영인 의장이 내 앞에 와서 90도로 인사했다. 연세가 60넘은 분 같아보였는데 그냥 악수 하면 되지 그렇게까지 인사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러고선 옆을 보니 그 이유를 알 법 했다.


나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오너분이 나에게 눈총을 주고 있었다. '내 회사에 와서 왜 감놔라 배놔라야.'라는 눈으로 말이다. 상장한다는 것은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넘어왔음을 의미하는데 그 분은 아직까지도 개인회사라고 생각함이 분명했다.


경영자의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기업도 변할 수 없다. 그래서 투자자로서 경영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항상 눈여겨 봐야 한다. 경영자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고 그들을 내가 생각하는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투자를 철회하는 편이 백 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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