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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G 정재연 May 08. 2021

투자단상(斷想)_2021. 5. 8.

오늘 어버이날이라고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했다. 장인어른이 1989년에 그 식당이 있는 건물에서 이틀동안 밤을 새며 일하신 추억이 떠오르셨는지 과거 일화를 신나하시면서 말씀하셨다. 평소 말씀이 별로 없으신 분이지만 추억을 떠올리는 게 즐거우셨던 모양이다. 나로서는 생소한 예전의 일하는 방식들과 도구들로 나 또한 굉장히 흥미로웠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지식을 기성세대에게 묻지 않는다. 검색해보면 뭐든지 알 수 있는 세상에 그럴 필요가 없다. 일례로 살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을 해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시어머니의 가르침은 잔소리일 뿐이다. 시어머니가 갖고 있는 지식보다 검색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들이 더 많다.


하지만 검색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그들의 암묵지다. 그들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그들의 암묵지는 그들에게 말할 기회를 줘야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말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그들에게 암묵지를 얻어내는 게 더 수월해졌다. 듣고싶어하는 사람들보다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암묵지를 배우고 싶어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내공이 있는 어른과 대화할 때면 대답하는 것조차 시간이 아까울 정도다. 나에게는 그들의 암묵지가 그 어떤 지식보다도 더 소중하다. 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암묵지 하나를 더 들었다. 그래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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