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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 Sep 25. 2024

선배, 잠이 잘 오지 않아요.

- 심리코칭-

상담 공부를 함께 했던 영민했던 후배가 박사 학위를 위해 독일로 가야 하는 남편을 따라 떠난 지 10년 만에 무기력감을 한가득 안고 찾아왔다.  어느 날


 "잠이 잘 오지 않아요, 수면제를 의존한다는 게 좀 걸리지만 몇 개월 먹고 있어요."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내주면서 늘 환하게 웃던 그녀에게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고 놀래기도 했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와 마주 했다. 그녀는 자기표현을 많이 억제하면서 결혼 생활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해 '라는 자기 암시도 많았고 늘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지난 10년간의 삶에 충분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해 보였다. 자신의 커리어를 내려놓고 아이 셋을 키우는 동안 남편은 더 성장한 것 같은데 자신은 집에서 아이들만 돌보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내려놓도록.


" 아이 키우는 일을 다르게 생각하면 좋겠어, 아이 키우는 일이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데". 많은 내담자들이 겪는 오류중에 하나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에 갇혀서 자기 비하를 하고 급기야는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지각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 몇 개월째 만나는 동안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고 수면제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기주장법을 배워해야 할 말을 참지 않고 하게 되면서 조금씩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떠 오르는 걸 보고 나는 상담자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를 다시 보는 기쁨이라니....


 억압은 방어기제의 일종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그냥 내가 참으면 되지, 갈등을 일으키면 나는 나쁜 사람이야".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는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엄격한 양육을 받았을 때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무한한 정신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피곤함과 긴장감, 불안감을 함께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감정 표현에 서툰 내담자들에게  감정을 일기처럼 적어 보라고 하는 감정일기나 인지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어린 시절부터 억압하고 방어하느라 에너지는 늘 고갈되어 있고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이라 여겨지면 혹시 또 혼나거나 관계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면서 노심초사하다 보니 삶이 무기력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상담 과정은 감정과 사고, 행동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자기 객관화 작업이다. 억압하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며 상담자와 함께 다시 마음 세우기 작업을 하면서 내담자들은 치유되고 회복되어 비로소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용기, 희망, 긍정이라는 온전함에 이르게 된다. 



                             - 마음 세우기 작업을 통한 온전함에 이르는 길- 

 


   용기

           희망

                   긍정  


 그녀는 요즘 자기 자신의 문제 해결로 인해 자녀양육을 위한 코칭을 하고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회복되니 자녀 양육에도 훨씬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남편과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이제 할 말? 은 하고 사는 기쁨을 누리는 그녀를 보면서 잠깐 나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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