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OTO & OSAKA in 2016
Preview of KYOTO & OSAKA
2016.09.03. - 2016.09.07.
“매번 싫다 해도, 여행의 최고 편한 동반자는 늘 유자였다”
내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여동생이지만, 남동생 같기도 하고, 아니 어쩔 때는 전혀 동생이 아닌 언니 혹은 무시무시한 오빠 같기도 하다가 또 어쩔 때는 쌩판 모르는 남 같기도 한 존재. 그 존재가 바로 나의 하나 뿐인 여동생이다.
나와 2살 아래인 그녀는 어릴 때부터 쌓여온 무수한 이야기들 덕에 나와는 서로를 헐뜯고 미워하는 데 이미 도가 튼 상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나이가 들면 철 들어가며 덜 싸우겠지 하고 기대했던 것이 우리 가족들의 시선이었고 우리 역시 자연히 괜찮아지겠거니 했다. 하지만, 자매간의 관계에 있어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진다는 것은 엄청난 비현실의 옷을 입은 희극이었다.
런던 어학연수 당시, 한국에서 지내던 동생은 이제 갓 대학교 신입생이 되어 첫 여름방학을 맞이했던 상황이었다. 그 방학, 그녀는 내가 런던에 있는 틈을 타, 여행 차 날아왔다. 그렇게 우리는 기존의 우리 성향을 전혀 까먹은 채로 유럽대륙 여행을 시작했다.
유럽 여행을 하던 근 3주간, 함께 붙어 다니며 우리는 서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대신 상처만을 한보따리 안겨주고 만다. 그리고 각자 다짐한다. ‘내가 쟤랑 다시 여행 같이 가면 바보천치다!’
그래, 우린 바보천치였다.
이듬해, 우리는 다시 서로를 여행 동반자로 이끌었다.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역시나. 각기 다른 여행지에서 내 여행의 동행자는 늘 내 동생이었다.
그렇게, 한 발 떼면 서로를 비난하고, 한 걸음 나간다치면 서로를 흘겨보던 여행의 시간이 우리 사이에 쌓여 갈 수록 우리는 서로의 새로운 점을 발견했다. 우리는 함께 동행의 길에 오를 때마다 조금 더 나아진 동행자로서의 모습을 발견했다. 함께 하는 여행의 추억이 쌓여 가는 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매간의 관계에 있어 자연스럽게 사이가 좋아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자매간의 인연에 있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이라고.
우리는 2016년 여름의 끝 무렵, 또 다시 서로를 찾았다. 꿈에도 그리던 일본 오사카에서 우리 자매만의 시간을 꾸며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