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OTO & OSAKA in 2016
KYOTO&OSAKA, 2016.09.03
김해공항 -> 간사이공항 -> 교토역 -> 숙소(하나호스텔) -> 교토타워 -> 산넨자카 -> 숙소
교통 대란
“확 피어올랐다 확 사그라드는 것이 여기 있다, 하자매 싸움”
숙소에 짐을 놔두고 나오니 어느 덧 저녁시간이 가까워 왔다. 이제는 서둘러야 할 때다. 교토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행 둘째 날 오전시간 까지였다. 바쁘게 움직여야 교토의 분위기를 느껴볼까 말까 한 시간이 주어진 셈이었다.
교토 여행 첫 목적지로 잡고 나선 곳은 산넨자카와 니넨자카였다. 숙소 앞 정류장에서 산넨자카까지는 버스와 도보 합하여 대략 30분 거리였다. 아직 어스름도 깔리지 않았던 터라, 해가 넘어가기 전에 그쪽에 도착 할 수 있을 시간대였다.
구글 맵이 가리키는 대로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 버스 노선도를 살폈다. 에? 그런데 왜 버스 번호가 없어? 어? 그런데 구글 맵 얘는 또 왜 먹통이야? 인상을 구기고 휴대폰을 내려보니 GPS가 갈피를 못 잡은 채 정신없이 방향을 헤매고 있었다. GPS가 헤매는 통에 우리마저 길을 잃고 헤매다 보니 교토를 환히 밝히던 해는 어느 새, 뉘엿뉘엿 저물어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하늘의 붉은 홍조는 결국 내 감정에 붉은 불로 번지기 시작한다. 슬슬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미 해가 지고 난 후, 찾은 산넨자카에서 뭐 볼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에. 언제나처럼 동생에게 화풀이를 시작했다. 동생 역시 그대로 되받아친다. 역시, 우리 자매의 싸움은 늘 예기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툭 튀어 나온다.
그 언젠가 동생이 내게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왜 니랑 여행하는 줄 아나?”
하는 동생의 물음에 왠지 답은 대충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꼭 동생의 입으로 한 번 듣고 싶어 아니,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동생의 입에서는
“내가 짜증 날 때 마음대로 짜증 낼 수 있어서 그런다.”
역시나. 내 예상 적중이다. 내가 동생이랑 함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SNS에 그랬다. 자매가 가장 좋은 이유는 세상의 둘도 없는 절친이 되어주기 때문이라고. 절친이라는 단어에 내포 되어있는 의미는 서로가 가장 속 편하게 대 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며, 내 모든 밑바닥을 다 보여주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나와 내 동생 역시 서로의 절친이 되어주는 자매인거 같다. 세계 곳곳의 바닥에서 서로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어도 부끄럽지 않았고, 여행 하면서 가장 속 편하게 속마음 다 끄집어내서 소리쳐도 되는 존재였으니 말이다. 여기에 조금 더 깊은 의미로 절친을 살펴보자면 부모님만큼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 주는 사람이 된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일단 노코멘트 하겠다.
그렇게 서로에게 힐난을 보내다 결국 현지인에게 세상 예의 바른 한국인의 탈로 바꿔 쓰고 물었다.
“스미마셍. 여기서 기요미즈데라나 산넨자카 가려면 어디서 버스를 타야합니까?”
답은 간단했다.
“교토 스테이션 데스”
현지인의 그 확실하고도 간단한 대답에 밀려오던 어이없음과 멋쩍음. 우리 바로 앞이 교토 역이었던 것이다. 황당함을 품은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더니 동생역시 내게 슬며시 만면에 웃음을 머금어 보인다.
“미안”
정신 나갔던 구글 맵 GPS도 그제야 제자리를 찾아온다. 교토 역을 가리키고 있다.
역시, 자매 싸움은 칼로 물 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