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동행

02 :: 여행, 편한 메이트(4)

KYOTO & OSAKA in 2016

by JYE

KYOTO&OSAKA, 2016.09.03

김해공항 -> 간사이공항 -> 교토역 -> 숙소(하나호스텔) -> 교토타워 -> 산넨자카 -> 숙소


산넨자카

“고즈넉한 정취, 딱 교토”


해가 기우는 속도에 맞춰 선선함을 품은 교토의 저녁 바람이 일었다. 그 바람을 살갗 곳곳에 맞아보며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교토타워에도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벌써 우리 여행의 하루가 져버렸다니. 오늘 우리가 한 거라고는 이동한 것과 숙소 잠깐 들렀다 온 것 밖에 없는데. 너무 서운했고, 황당했고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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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타오르던 교토의 하늘을 뒤로하고 올랐던 버스에서 하차한 곳은 기온거리였다. 교토의 하늘에는 해 보다는 달의 영역이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아래 우리가 거닐던 길거리는 이미 어스름만이 남아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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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은 햇빛도 사라져 가는 이 거리에 옅게 새겨지던 나와 동생의 나란한 그림자. 고요함이 골목 곳고으로 스번지고 있던 기온의 거리. 이 공간에 나와 동생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 들린다는 사실이 꽤나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오늘 하루가 이렇게 빨리 가버렸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득 품고 내 쉬었던 한숨은 이미 설렘의 숨결로 바뀌어 있었다. 머리칼을 간질이는 숨을 고르게 내어 쉬며 기온 거리의 어둠을 품고 동생 걸음과 내 걸음을 뒤섞어가며 산넨자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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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 시간에 닿았던 곳이었기에 산넨자카 골목 곳곳에는 한 낮의 북적임과 달리 적막함이 더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내 귓전을 둥글게 선회하여 잔잔히 들려오던 것은 그저 나와 동생이 엇 박으로 만들어 가는 발자국 소리, 드문드문 보이는 기념품 상점들이 하루를 닫기 시작하는 소리, 저녁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만이 전부였다. 세 가지의 음색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배경음악 삼아 들으며 사진 너머로만 봤던 일본 전통 가옥이 늘어선 거리를 거닐다 보니 산넨자카의 유명한 포토 존. 46개의 계단이 위치한 산넨자카 계단 거리에 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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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넨자카의 46계단에서 굽어보니 이 동네에 내려앉은 저녁의 깊이가 조금 더 중후하게 다가왔다. 고색창연한 느낌 그 자체라는 말이 참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고즈넉하면서 청초한 이슬을 머금은 듯한 분위기. 적절하게 마음에 평안을 주는 기운을 잔뜩 느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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