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ug 09. 2020
1807년 수출금지법(금수조치법) 시행
토머스 제퍼슨 시대 5
'1807년 수출금지법(금수조치법, Embargo Act of 1807)'은 영국과 프랑스에 대한 무역을 금지한 법령이다.
시대적 배경
나폴레옹 전쟁(1803-1815)으로 영국과 프랑스의 다툼은 길어졌다. 미국은 중립의 위치를 천명하고 유럽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었다.
영국은 강력한 해군의 힘으로 해상에서의 지위를 선점하고 있었다. 육군이 강한 프랑스는 대륙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대륙 봉쇄령에 갇힌 영국 <출처 : 위키피디아> 당시 영국은 미국의 상선을 납치하여 미국인을 자국의 해군으로 강제 복무시켰다.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미국의 항의가 이어졌다. 대답이 걸작이었다. 프랑스와의 전쟁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의 명운을 건 싸움이라는 명분으로 자기 합리화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영국 해군의 약탈이 진행되었다. 그때마다 전쟁 중 발생된 우발적 사고로 정당화했다.
신생 국가 미국을 조롱하는 모욕적인 행동이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미국 강탈을 풍자한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1807년 체사피크-레오파드 사건의 발생
절정에 이른 것은 1807년 6월에 발생된 '체사피크-레오파드 사건(Chesapeake–Leopard Affair)'이었다.
영국 전함의 공격과 무리한 연행(4명의 승무원을 잡아갔다)으로 미국 승무원 3명이 죽고 18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내 여론은 당장 전쟁을 치르자는 의견이 분분했다. 제퍼슨은 보복을 다짐했다.
그는 전쟁이 아닌, 유럽 강대국들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경제적 방법을 모색했다. 당시 미국 경제력을 과대평가한 것이았다.
이로 인해 생겨난 것이 '1807년 수출 금지법(Embargo Act of 1807. 일명 엠바고)'이었다.
1800년 의회 의사당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1807년 수출금지법(금수조치법, Embargo Act of 1807) 시행
정식 명칭은 '미국 항만에서 선박과 함선에 부과된 통상 금지'였다. 국무장관 매디슨은 더 엄격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주의 였다. 재무장관 갤러틴은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법이 발효되었다. 미국 선박은 외국 항구로 출항이 금지되었다. 해외무역이 중단되었다.
미국 내 영국 상품의 수입(금지 품목에 한정)도 막았다. 초창기 금지 품목은 몇 개 없었다. 점차 그 수가 늘어났다. 수출과 수입이 금지되자, 무역에 종사하는 이들이 난리가 났다.
무리하게 강행한 이유는, 여론을 등에 업고 대중의 지지에 부합한다는 논리였다. 전쟁을 통해 발생될 군비의 낭비를 사전에 막고자 했다.
1807년 수출금지법 삽화 <출처 : 위키피디아>경제적 이익과 손실, 밀수의 성행
의회에서도 경제 전쟁을 권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겪게 될 경제적 압박이 클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미국 선박에 대한 약탈과 나포를 금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위상을 높이고 강제 징집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받은 손실은 적었다.
오히려 미국의 무역 감소로 영국의 수출이 늘어났다. 미국이 빠진 남미 지역의 수출 주도권을 잽싸게 가져갔다.
미국에서는 밀무역이 성행했다. 캐나다 선박을 이용한 밀수가 폭증했다.
예외 규정으로, 대통령이 지정한 선박은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이 명단에 포함되기 위해 선박회사의 로비도 치열했다.
엠바고 삽화 <출처 : 위키피디아>공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은 수출을 하지 못해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남부 지역은 농작물이 썩어갔다.
수입 상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영국으로부터 밀수가 폭증했다. 어느 누구 하나 이익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시민들의 불만과 경제적 어려움
이 정책은 제퍼슨이 주장한 '작은 정부의 정신'에도 위배되었다. 그만큼 강력하게 연방정부의 권위를 준수했다. 사실상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법의 집행이 강해졌다. 비례하여 공화파의 지지도는 날로 떨어졌다.
정권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반발과 항의가 줄을 이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법의 명칭을 조롱하여 ‘엠바고’(Embargo)라는 글자를 거꾸로 ‘나 좀 잡아줘’(O Grab Me)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엠바고 풍자 그림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