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채권⑬폐허가 된 유럽과 부자 나라가 된 미국
3. 제1차 세계대전 - 당신의 애국심을 보여 주세요
by
Jun 24. 2021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에서 팔린 전쟁 채권은 167억 달러였다. 1917년부터 18년까지 단 1년 동안 4차례의 행사를 거쳐 천문학적 규모로 팔린 것이다(평균 금리 약 4%)
전쟁 종료 후의 채권 판매
승전 후 발행된 전쟁 채권인 '승리 채권(Victory Liberty Loan)'은 단번에 45억 달러(금리 4.75%)를 긁어모았다.
승리 자유 채권 포스터 <출처 : 위키피디아>엄청난 규모의 채권 판매로 어마어마한 돈을 모았다.
당시 미국 인구 1억 명 기준 시, 인당 약 170달러어치를 산 것이다.
1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미국의 전쟁 비용은 약 3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전쟁 채권을 통해 조달된 돈의 규모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돈은 미국의 산업을 부흥시키는데 일조했고 전쟁 승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비로소 미국이 가지고 있던 자본의 잠재력이 폭발한 것이다.
향후 이런 모습은 2차 세계대전에서도 유사하게 벌어졌다.
유럽에서의 악전고투와 자본 이동
미국에서 전쟁 채권이 성황리에 판매되는 동안 유럽 서부 전선은 악몽과도 같은 참호전이 시작되었다.
소모적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병사들과 군수물자는 유럽 국가들의 비틀거리는 재정에 쐐기를 박았다.
유럽의 금융 자산이 안전한 도피처를 찾아 전쟁이 없는 자유의 나라,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전쟁 초에 유럽으로 빠져나간 금이 다시 미국으로 재투자되어 돌아온 것이다.
넘치는 유동성은 미국 제조업체의 주식을 최고가로 밀어 올렸고, 자본 투자의 중계를 맡은 월스트리트는 넘치는 이익을 주체할 수 없었다.
종전 소식을 들은 미 육군 부대원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전쟁터에서 사용되는 전쟁 비용은 유럽의 각 국가가 보유하고 있던 자국의 자산 총량을 넘어섰다.
결국 부족한 전비를 마련하고자 미국에 투자했던 자본을 현금화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미국의 국채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시장에 쏟아냈다.
쏟아져 들어오는 유럽 자본과 미국의 부상
전쟁이 끝날 무렵, 약 70퍼센트의 유럽 자본이 미국의 자본가로 주인이 바뀌었다. J.P. 모건 은행 등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전쟁 전 유럽이 소유하고 있던 미국 우량 기업의 주식도 헐값에 쏟아졌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전쟁 채권 판매로 넘쳐났던 자본이 사용되었다.
미국 금융가들이 거의 쓸어 담듯이 거둬들였고 말 그대로 노다지였다.
당시 미국 기업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은 유럽이나 외국으로 유출되지 않았고, 미국 내 자본으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미국의 연도별 GDP <출처 : 위키피디아>오랜 전쟁에 지친 유럽 자본가들은 마침내 꽁꽁 숨겨놓고 있던 유럽의 기업과 자산들도 급매물로 시장에 쏟아냈다.
미국 기업들의 유동성 파티
넘치는 돈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미국 기업들은 하나둘 매입을 시작했다. 전쟁이 끝난 후 취득한 유럽의 자산을 이용하여 산업 기간망이 붕괴된 유럽에 다시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존에 가져보지 못한 막대한 이익을 챙겼고 전쟁으로 발생된 경제특수는 미국이 산업 강국으로 올라서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다.
J.P. 모건 은행의 잭 모건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물론 그 중심에는 연방정부와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있었고 금융 자본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미국의 경제적 위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채무 국가에서 채권 국가로 변신한 미국
전쟁이 발발하기 전 유럽 국가의 채무(약 37억 달러)를 갚아 나가던 빚쟁이 나라에서 전쟁 후에는 유럽 국가로부터 최대의 채권(약 126억 달러)을 가진 부자 나라로 변신한 것이다.
포드 자동차 모델 A 세단의 모습. 1차 대전 후 포드자동차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