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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2. 2020
이리 운하(Erie Canal)의 개통
미국 경제 역사 이야기 20
1800년대 초반 미국의 도로 사정은 열악했다.
열악한 도로 환경과 운송 수단의 부족
당시의 교통수단은 말이 끄는 마차가 전부였다. 도로는 포장된 상태가 아닌 일반 산길이나 오솔길 이었다. 이런 길을 통해 마차로 화물을 운반했다.
미국의 동부 지방은 항구라는 조건을 이용해 외국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었다. 내륙 지방은 상품의 운송을 오로지 마차에 의존해야 했다. 농산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륙지방의 상품을 동부지역 내 사람이 많은 도시에 팔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었다. 생산된 가격보다 물류비용이 몇 배나 비싼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였다.
상품의 이동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그중에 하나가 강과 강을 이어갈 수 있는 인공수로, 운하였다.
1840년 이리 운하 지도 <출처 : 위키피디아>1790년대에 30여 개의 운하 회사가 8개의 주에서 운하 건설을 허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수로와 수로를 연결하는 대규모 공사보다는 기존 수로를 연장한다는 의미였다. 정밀한 운하 설계기술도 없었고 전문적으로 감독하거나 운용할 기술자도 부족했다. 이런 현실이 운하 건설의 발목을 잡는 주요 장애요인이었다.
이리 운하의 건설
이러한 때, 뉴욕 주지사를 지낸 드윗 클린턴(DeWitt Clinton, 1769 ~ 1828)이라는 사람이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는 운하 계획을 구상해 냈다.
일명 ‘이리 운하(Erie Canal)’였다.
드윗 클린턴(DeWitt Clinton, 1769 ~ 1828) <출처 : 위키피디아>그는 상원의원을 거쳐 10년 동안 뉴욕 주지사를 역임(1817~1822, 1825~1828)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런 무도한 도전을 시도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떠나 연방 차원의 지리적 통합과 경제적 이익을 고려한 것이었다.
뉴욕항을 통해 내륙지방의 농산물을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에 수출할 수 있다면, 경제적 가치가 엄청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뉴욕시의 예산만으로 이 대규모 토목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초기 시작은 정치적 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내륙지방 사람들은 당연히 찬성했고, 뉴욕 사람들은 이익이 크지 않으리란 믿음에 반대가 심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1817년 운하의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 기간은 10년, 총길이 584킬로미터에 폭 12미터, 깊이 1.2미터로 갑문은 총 83개 규모였다.
뉴욕시는 공사를 위해 700만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당시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이 2,200백만 달러였다.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운하는 10년 계획보다 2년 앞당겨진 1825년에 완공이 되고, 개통 1년 만에 50만 달러의 사용 수수료를 걷을 수 있었다.
이리 운하의 경제적 효과
오하이오 등 서부 지역의 농산물이 뉴욕에 도착하는 기간 단축도 놀라웠지만, 물류비용의 절감은 그 모든 것을 압도할 만큼 감소하였다. 기존 밀 1톤의 운송비용은 120달러였는데, 이 비용이 6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리 운하의 개통 이후 뉴욕의 성장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인구의 증가가 40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으며, 뉴욕 항을 통한 미국 수입 무역량의 비중이 9%(1800년)에서 62%(1860년)까지 치솟게 됐다.
1853년 뉴욕 운하 지도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