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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담는 사람 Oct 21. 2020

탄수화물의 습격

사진만 보아도 당이 차오르고 살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덧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따뜻하고 달콤한 것들이 절로 생각나는 요즘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탄수화물과 당은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를 세울 만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조금 우울해도,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때도 쿠키 한입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해본 일이 아닌가. 먹는 순간은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로 인해 남기는 것들은 또 우울해질지 모른다. 아무튼 탄수화물과 당은 사람을 너그럽게도, 이롭게도 했다가 늘어나버린 살을 보며 후회도 하게 하는 아주 요물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가 없다. 이렇게 짧은 시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다크 초콜릿과 호두를 듬뿍 넣어 두툼하게 구워낸 르뱅 쿠키는 뉴욕 르뱅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쫀득한 이 쿠키는 우유와 아주 잘 어울린다. 커피와도 물론이다. 오븐에서 금방 꺼내서 먹는 것보다 한 김 식혀 냉동실에 잠깐 넣었다가 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조금 투박한 모양의 pbj쿠키도 구웠다. 청크 피넛버터를 듬뿍 넣은 반죽에 직접 끓인 딸기잼을 넣어 쫀득하고 고소한 쿠키다. 쿠키는 자고로 매끄러운 모양보다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모양이 더욱 먹음직스럽다. 그리고 늘 사랑하는 스콘까지 함께.

조금 지치고 힘이 든다면 조금 너그럽게 탄수화물의 습격을 두 팔 벌려 환영해보는 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밀가루 설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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