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게

노르웨이 숲

by 마음을 담는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속> 나오코는 말했다.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존재하고 이렇게 네 곁에 있었다는 걸 언제까지나 기억해 줄래?"


시간이 지나면 순간은 자연스레 흐려진다. 눈이 시릴 만큼 선명하게 사랑한 시간들마저도 그렇다.

지금까지도 내게 남는 순간을 기억이라 부른다. 나와 당신의 순간들, 그 기억들도 언젠가는 흐려진다.

당신과 나, 우리가 함께 걸었던 거리 위를 당신이 아닌 누군가와 또 다른 우리가 되어 걷는다. 기억은 기억으로 덮어지기도 한다.


나오코처럼 당신도 나를 잊지 말아줬으면 하고 바랐다. 우리의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 바래고, 흐려지더라도.

적어도 내가 당신 곁에 있었다는 것과 당신이 내 곁에 있었다는 것만이라도 선명하게 남아있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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