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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담는 사람 Jan 26. 2021

시간의 끝

우리는 아마 그때쯤, 순간이라는 바다가 있다면 그것에 흠뻑 젖어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함께하던 시간과 공간에서만 살던 시간, 사실 우리가 함께 하기 이전 그리고 이후의 시간에 비하면 짧디 짧은  달이었지만- 우린 마치 아주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것처럼 그랬으니까. 나는 작별인사를 하기에도 애매한 공간, 그러니까 아주 작은 창고 입구 그리고 하루를 깨우는 시간인 아침에 우리가 그렇게 끌어안고 인사를 했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언젠가  다시 만나자, 그동안 고마웠어.라는 말밖에   없었다.

지나온 시간의 끝에서 우리는  고마웠다는 말로 기억을 매듭짓는다. 나와 함께 해주어 고마웠고, 나를 만나 주어 고마웠다고 말하는 걸까. 
눈물을 흘릴 만큼 고맙다고 말했던 소중한 사람이 한 명씩 늘어나는 것도 삶이고, 그런 사람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져 가는 것도 삶이겠지. 고마웠던 사람,  그리운 사람. 낭만 없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우리 아마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고마웠던 기억으로, 내게  고마웠던 사람으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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