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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담는 사람 Jan 26. 2021

어느 날의 도시락

언젠가 친구의 생일날 만들었다. 친구가 예전부터 내가 만든 불고기 크림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

아침 일찍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여전히 상자로 쌓여있는 고구마를 찌고 갈아 스프를 끓였다. 그리고 친구가 기다리던 불고기 크림 떡볶이까지.

음식을 만드는 일도 여전히 내게는 즐거운 일인데, 기뻐할 대상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를 더 설레게 한다.

선물은 받을 때도 좋지만 줄 때의 기쁨은 아마 배가 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의미 있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말이다.

잔뜩 만들어 가족들과도 나누어 먹고, 여기저기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채웠던 날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냉장고 속 굴러다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일이 많았다. 내일은 아빠가 특별히 요청을 한 날이다.

굴러다니는 재료도 다 떨어진 지금, 무엇으로 도시락을 만들까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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