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지독히도 괴롭히던 지난날의 어떤 것은 여전히 남아있다.
괜찮아진 것이 아니라 익숙해졌을 뿐이다.
우리는 어느새, 공존하듯 지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것이 생기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그때는 몰랐던 어떤 것들이, 지나고 나서야 소중함을 남긴다.
어떤 것들은, 꼭 지나고 나서야만 알게 되어지는 것들이 있다.
훌쩍 지나버린 방학의 끝에서 밀린 일기를 쓰던 시절, 2020년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시간이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 같던 서른 살이 왔고 2020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깨뜨리기도 한다.
일주일에 5일을 열었던 작은 가게는 영업 방식을 바꾸었고, 가게를 여는 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은 예약으로만 받게 되었다.
찾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노는 거다. 거의 반백수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물다섯, 피렌체 두오모를 오르면서 서른 살에 꼭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가야 할 때가 되었다.
돈을 모으지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다시 가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런 이유로 가지 못할 줄 알았을까.
계획이라고 부르는 것, 꿈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살아남지 못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현재를 무사히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굉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때도 지나가겠지. 지나고 나서야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겠지.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