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을 담는 사람 Oct 17. 2020

이탈리아 쿠키, 바치디다마

이탈리아 쿠키, 바치디다마를 구웠다. 재료는 간단하다. 박력분, 아몬드 파우더나 헤이즐넛 파우더, 슈가파우더, 버터를 넣어 쿠키를 먼저 구운 뒤에 녹인 다크 초콜릿으로 샌드한다.

그러면 이렇게 귀엽고 통통한 쿠키가 완성이 된다.

옆모습이 여인의 입술을 닮았다고 해서 ‘여인의 입술’이라는 의미로 바치디다마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내 서른의 작고도 큰 꿈이었던 또 한 번의 이탈리아 여행은 불청객으로 인해 물 건너가게 되었다. 오 년 전 그곳을 다녀온 이후로 이탈리아에 관련된 책, 음악, 사진 같은 것들을 찾아 모으며 부푼 그리움을 가슴에 안았던 것처럼 당분간 다시 가지 못할 그곳을 떠올리며 쿠키를 구웠다. 보고 싶고, 닿고 싶은 나의 사랑하는 곳. 다음에 그리워질 때 또 한 번 바치디다마를 구워야지.


귀여운 모양의 쿠키를 눈으로 한번 먹고, 파스스하게 입안에서 부서지는 쿠키의 식감이 재미있다.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이런 맛이 더 질리지 않고 손이 가는 법이다. 많이 달지 않고 디저트 치고는 담백한 편이라 커피나 티 푸드로도 매우 좋다.


어제는 바치디다마를 가득 구워 퇴근 후 이웃 꽃집으로 놀러 가 소소한 파티를 했다. 귀여운 생김새에 모두의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늦은 새벽까지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쿠키를 먹었다.

밤이 깊어지고, 대화가 깊어지고, 우리의 관계가 깊어지는 일에는 모두 맛있는 음식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요리가 좋고,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