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은 정말 절대적일까요?
여러분은 '착한 일'과 '나쁜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거짓말은 나쁘다", "정직은 좋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때로는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너무 정직하게 말해서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잖아요. 17세기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바로 이런 고민에 대해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했답니다.
성서에 나오는 에덴동산의 선악과 이야기를 알고 계시죠? 보통은 "아담과 하와가 신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어서 큰 벌을 받았다"는 교훈처럼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스피노자는 "잠깐만요, 이 이야기가 정말 그런 의미일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스피노자는 신의 경고를 마치 부모님의 사랑 어린 조언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자녀가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대려고 할 때, 우리는 뭐라고 하나요? "만지면 안 돼!"라고 하죠? 이때 우리는 아이를 혼내려는 게 아니라, 다칠까 봐 걱정돼서 하는 말이에요. 스피노자는 선악과에 대한 신의 경고도 이와 같다고 봤어요. "이걸 먹으면 네가 힘들어질 거야"라는 따뜻한 조언이었던 거죠.
"독약이라고 해서 항상 나쁜 건 아니에요"
재미있는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요? 병원에서 쓰는 약 중에는 독성이 있는 것들도 많답니다. 하지만 적절한 양으로 쓰면 오히려 병을 치료하죠. 스피노자는 선과 악도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했어요. 예를 들어, SNS는 친구들과 소통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이 하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기도 하잖아요?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했을 것 같아요. "어떤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 알고 싶나요? 그럼 그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를 보세요!" 세상에는 그 자체로 악인 것도 선인 것도 없어요. 그냥 존재하고 있는 거죠. 그런 존재들 중 내게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죠. 좋으면 선이고 나쁘면 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과 악은 '관계'라는 말이죠.
"상황을 보고 현명하게 판단하세요"
스피노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절대적인 옳고 그름에 얽매이지 말고, 그 행동이 나와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깊이 생각해보라"는 것이죠. 마치 우리가 음식을 고를 때 건강과 취향을 고려하는 것처럼, 매 순간의 선택에서도 상황에 따라 어떤 것이 유익한지 판단하라는 뜻입니다.
선과 악을 무조건적인 도덕적 또는 종교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자칫 우리가 자신의 기준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내가 행동하는 이유가 나에게 유익하고 바람직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도덕 법칙이나 신의 뜻에 무조건 순응하기 위해서라면 진정한 자유로운 선택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피노자는 선악의 기준이 개인적 이해와 상황적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게 유익한 것이 선이고, 유익하지 않은 것이 악이라고 말합니다.
정리하면 왜 선악과를 먹지 말아야 할까요? 단순히 신이 벌을 내릴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 아닙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선악과를 먹는 행위가 결과적으로 나에게 해롭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