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은 아기가 거울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을 인식하는 순간을 다룹니다. 이 순간은 단순한 자기 인식을 넘어, 우리 자아 형성의 출발점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거울 속에서 움직이는 자신을 보며 '저게 나야!'라고 느끼는 순간은 마치 우리의 인생에서 첫 번째 셀카를 찍고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과도 비슷합니다. 이 과정은 자아의 형성과 더불어 우리가 사회와 소통하며 성장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거울 단계는 보통 아기가 생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나타납니다. 아기가 거울을 처음 보고 "저게 나야!"라고 깨닫는 순간, 자신을 독립된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아기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통해 외부 세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처음으로 경험합니다. 하지만 거울 속 모습은 현실의 아기와 다를 수 있습니다. 아기는 아직 자신의 몸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움직임이 서툴기 때문에,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실제 자신의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아기에게 심리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라캉이 말한 자아의 결핍감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거울 속의 더 완전해 보이는 자신을 이상적으로 여기고, 실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결핍감은 아기가 자신의 자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우리는 모두 아기 때부터 특별한 성장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태어난 직후에는 '상상계'라는 세계에서 살았는데, 이때는 오직 감각과 본능으로만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배가 고프면 울고, 기분이 좋으면 웃으며,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이었죠. 이 시기를 '상상계'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기가 실제 현실이 아닌, 자신의 감각과 상상을 기준으로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자신과 엄마가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언어 없이 순수하게 감각으로만 세상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아기는 거울을 보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거울 단계'라고 부르는 이 시기에 아기는 처음으로 "저기 있는 게 나구나!"라고 깨닫게 되죠. 이것은 마치 우리가 처음으로 사진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처럼 특별한 순간입니다. 이를 통해 아기는 자신이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엄마와 자신이 다른 존재라는 것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지나면서 아기는 '상징계'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말을 배우고, 규칙을 이해하며, 다른 사람들과 지내는 법을 알아가죠. 이를 '상징계'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기가 언어, 규칙, 문화와 같은 사회적 상징들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새로운 나라에 간 사람이 그곳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적응하는 것처럼, 아기도 점차 사회의 규칙과 문화를 배우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갑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감각의 세계에서 시작해서, 거울을 통한 자아 발견을 거쳐, 마침내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놀라운 여정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아기가 거울을 보고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하면, 이는 언어를 배우는 첫걸음이 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아기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하고, 자신의 주변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아가기 시작하는 중요한 전환점과 같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아기가 자신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내 장난감이야"라고 말할 때, 이는 자신이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아기는 단순히 장난감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렇게 언어는 아기가 자신의 존재를 명확히 하고, 세상과 관계를 맺도록 돕습니다. 언어는 아기에게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어주며, 이 다리를 통해 아기는 점점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오늘날에는 SNS라는 새로운 '거울'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SNS에 자신의 사진과 이야기를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인식합니다. 이 과정은 아기가 거울을 보며 자신을 발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SNS에서 우리는 자신을 좀 더 멋지게 꾸민 모습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으며 자아를 형성해갑니다. 그러나 SNS에 올라가는 우리의 모습은 종종 실제와 다를 때가 많습니다. 현실의 나와 SNS 속의 나 사이의 차이는 때로는 이상적인 자아에 대한 결핍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이 결핍감은 우리가 더 나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SNS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SNS 속에서 자신을 꾸민 모습은 때때로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현실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완벽해 보이는 삶을 보면서 비교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나 열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자존감을 낮추고,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미지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는 현실에서의 관계나 자기 자신을 소홀히 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SNS는 현대인의 거울로서 우리에게 이상적인 자아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라캉이 말한 거울 속의 멋진 이미지와 실제 자신 사이의 차이는, SNS를 통해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SNS에 완벽해 보이는 사진과 이야기를 올리며, 그 반응을 보면서 현실의 나와 비교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교에서 오는 결핍감은 우리가 더 멋진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전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SNS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상적인 자아를 추구하게 만드는 현대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