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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 기술

by 정지영

하이데거: 기술의 본질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기술을 단순히 도구나 기계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술이 우리의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기술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보통 우리는 기술을 도구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연락하는 도구, 자동차는 이동하는 도구라고 쉽게 말하죠. 하지만 하이데거는 기술이 그저 사용하는 물건에 그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기술이 세상을 우리에게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은 스마트폰이라는 기술을 통해 우리에게 연결된 정보들로 보입니다. 기술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형성하고,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결정짓는다는 것이죠.



기술의 본질: '닦달(Enframing)'

하이데거는 기술의 본질을 ‘닦달(Enframing)’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세계를 자원으로만 보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며, 인간과 자연을 단지 계산 가능한 자원으로 보는 시각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기술을 통해 세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숲을 볼 때 우리는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는 게 아니라, 그 숲을 개발할 자원으로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강물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전력을 생산하는 수단으로 변해버리는 것이죠.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세상을 단순히 쓸모 있는 자원으로 보게 만듭니다.



기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하이데거는 기술이 우리의 시야를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세상을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것으로만 보게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나무를 볼 때 나무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존재를 느끼기보다, 그 나무가 얼마나 많은 목재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기보다, 효율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기능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게 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이런 방식이 인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이데거는 기술이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우리는 기술 덕분에 더 많은 일을 빠르고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데거는 기술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틀에 가두는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세상을 단순한 자원으로만 보게 만든다면, 우리는 기술의 지배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기술을 사용할 때 그 본질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세상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그리고 우리가 기술을 통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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