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좋아하지만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탕함이다."(好知不好學 其蔽也蕩)(공자, [논어] 양화편 중에서)
공자는 《논어》 양화편에서 한 말입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여섯 가지 덕목과 그 폐단을 가르쳤는데, 이를 "육언육폐(六言六蔽)"라 합니다.이 6가지 중 하나가 바로 지식이라는 덕목과 그 폐단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이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공자가 말한 "지식"은 단순한 정보 습득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지식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이지만, 올바른 배움이 없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방탕함'이란 책임감 없이 행동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한 학생이 어려운 수학 문제와 씨름하다가 하루를 꼬박 고민한 끝에 해답을 찾았습니다. 이 경험은 그 학생에게 큰 기쁨과 함께 끈기의 가치를 가르쳐주었죠. 반면 다른 학생은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곧바로 답지를 보거나 학원 선생님께 해답을 구했습니다.
시험 점수만 보면 두 학생 모두 같은 '지식'을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움'의 깊이는 크게 다릅니다. 어려운 배움의 경험을 한 학생은 살아가면서 시험문제뿐 아니라 어려운 일을 만날 때 포기하지 않고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세와 태도를 가질 것입니다. 쉬운 길만 찾는 학생은 앞으로도 어려움을 마주하면 남에게 의존하려 할 것이고, 과정의 가치를 모른 채 결과만을 좇게 될 것입니다. 공자가 경계한 '방탕함'이 바로 이런 태도를 말하는 것이겠죠.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로 수많은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커졌습니다.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퍼나르기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매일 우리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배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배운 것을 어떻게 살아있는 지혜로 만들 수 있을까?"
공자의 가르침은 명확합니다. 지식을 사랑하되, 진정한 배움으로 이어가라는 것입니다. 오늘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해보거나 작은 실천으로 옮겨보세요.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우리는 더 나은 사람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