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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Dec 13. 2024

감정의 기하학이 주는 행복


"나는 ...인간의 행동과 욕망을 마치 선, 평면 및 입체를 연구하는 것처럼 고찰할 것이다."(스피노자, <에티카> 3부 서론 중에서)


 스피노자는 『에티카』 제3부 서론에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선, 평면, 입체를 연구하듯이" 탐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연이 엄격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으며, 이를 신=자연이라는 명제로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외부 대상과의 인과적 상호작용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추구합니다. 감정은 이런 인과법칙의 고리 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생기는 것입니다.


 추위, 어둠, 배고픔 등 외부 조건은 인간 행동에 즉각적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감정과 욕망에 대해서는 인간이 종종 그것들이 외부 자극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오해한다고 스피노자는 지적합니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울거나 투정을 부리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감정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게 됩니다. 스피노자는 감정과 욕망을 인간 본성의 오류라고 결론을 내린 철학자들을 비판합니다. 스피노자에게 감정이란 인간 본성의 오류도, 무조건 억제하고 무시해야 할 나쁜 마음의 질병도 아닙니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열쇠가 바로 감정의 이해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스피노자는 제안합니다. 그는 감정을 자연의 일부로 보며, 자연법칙에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감정은 인간의 삶을 어지럽히는 요소가 아니라, 자연의 질서 속에서 그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아무 이유도, 원인도 없이 무작위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분노, 질투, 사랑 같은 감정은 단순히 혼란스럽거나 비합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일정한 원인과 조건에 의해 생겨나는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 감정들을 제대로 다루려면 그 감정의 원인과 조건을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감정을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연 현상처럼 분석하고 이해하려 했습니다. 스피노자는 감정을 자연의 일부로 보며, 필연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피노자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대상과 마주하면 기쁨을, 반대로 위협적인 대상과 마주하면 슬픔을 느낀다고 봤습니다. 이 기쁨과 슬픔을 기반으로 다양한 감정을 조합하고 분석하여, 감정을 수학적으로 탐구하려 했습니다. 이는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하려는 스피노자의 철학적 목표를 보여줍니다.


 스피노자의 핵심 메시지는 실천적입니다. 감정을 선, 평면, 입체처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감정이 나를 혼란스럽게 할 때 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따져보세요. 그런 기하학적 감정 이해는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감정을 지혜롭게 다루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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