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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Dec 14. 2024

믿음, 앎과 실천을 연결하는 다리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사실과 이론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As a rule we disbelieve all the facts and theories for which we have no use.)(윌리엄 제임스, <믿음의 의지> 중에서)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는 왜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것을 믿지 않을까?"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는 믿음을 단순한 진리의 반영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보았습니다. 믿음은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주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제임스는 믿음을 실천적 도구이자 인간 정신의 핵심 동력으로 정의했습니다.


 제임스는 어떤 믿음이 증거가 부족해도 정당화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는 생생함, 강제성, 중대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제시했습니다.  

1. 생생함(Live): 믿음은 실제로 가능한 것으로 느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믿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한 가능성으로 다가오지만, 갑자기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믿음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에 따라 그 생명력이 결정됨을 보여줍니다.


2. 강제성(Forced): 어떤 선택은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다른 선택은 미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을 믿는가?"라는 질문은 건강한 시기에는 유보할 수 있지만, 죽음이 임박했을 때는 즉각적인 결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3. 중대성(Momentous): 선택이 중요한지 아니면 사소한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점심에 뭘 먹을까?"는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이 사람과 결혼할까?"는 인생을 바꾸는 중대한 선택입니다.


 제임스의 생각은 당시 철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는 진리를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삶에서 유용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런 관점은 진리가 상대적일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는 믿음이 실제 삶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믿음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행동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제임스의 통찰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엇을 믿고 행동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어떤 믿음이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생생함, 강제성, 중대성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믿음이 이성적 판단을 거쳐 실천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와 같은 문제에 대해 그것이 생생하지도, 지금 당장 어떤 실천이 필요하다는 압박감을 느끼지도, 중요하다고 믿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가 인간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지지 않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단순히 아는 것과 구체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만큼 믿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실천적 믿음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단순한 인식에서 행동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윌리엄 제임스의 철학은 믿음을 단순히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지혜로 바라보도록 안내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믿음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지금 당장 당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 중 하나를 선택해, 그것이 어떤 실천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해보세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시도해 보길 권장합니다. 당신은 어떤 믿음을 선택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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