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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의 강의 1권 4장 (2)

진보에 관하여(On progress)

by 정지영

"내가 충동에 관하여(On Impulse)란 논문을 가져와서,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확인해 보라." 바보 같은 말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당신이 스스로의 삶에 (그 논문을)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었으며, 어떻게 집중했는지, 그래서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는지를 판단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행동한다면, 그 증거를 내게 보여주세요. 그러면 나는 누구보다 먼저 당신이 진보하고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책에 대해 해설하려 하지 말고 차라리 직접 책을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것이 당신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당신도 알다시피, 책 한 권의 가격이 약 다섯 데나리온에 불과합니다. 그런 책을 설명하는 해설자가 그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의 목표를 두고 있는 곳은 외면한 채 다른 곳에서 진보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앎의 실천이다. 그 실천이 얼마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책에 대해 잘 알고, 그 책에 대해 강의하는 것은 무가치한 것이다. 실천하지 않는 '책상물림'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그렇다면 진보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만약 당신들 중 누구라도 자기 힘이 미치지 않는 (외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자기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래서 자연(의 법칙)과 조화를 이뤄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게, 고상하고 자유롭게, 억제되지 않고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욕망하거나 회피하려는 사람은 결코 자유롭지 않고 신뢰할 수 없으며, 그러한 것들과 함께 흔들리며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말입니다. 또한 그런 사람들은 그에게 통제할 수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못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속된다는 것을 알고,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이 만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직한 사람처럼 먹고 목욕하며, 직면하는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원칙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 마치 달리기 선수가 달리기를 참고하고, 가수가 목소리를 참고하듯 말입니다-, 이런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진보를 실현하는 사람이며, 지금까지 주어진 시간을 헛되지 않게 활용한 사람일 것입니다.


문장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독해가 어려운 문단이다. 아무튼 진정으로 자신의 도덕적 진보를 위해 올바른 방법으로 노력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길게 서술하고 있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욕망하거나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그 통제할 수 없는 일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본분에 맞는 목표를 세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오직 책을 읽는 것만을 목표로 삼고, 그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진보를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즉시 본분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다른 데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탄식과 신음, "아, 나는 불쌍하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불행과 실망에서 벗어나며, 죽음이 무엇인지, 추방이 무엇인지, 감옥이 무엇인지, 독약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 그리고 그가 수갑을 차고 있을 때 "사랑하는 크리토여, 만약 신들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지, 그리고 "내가 이 백발을 위해 이 고통을 견뎌야 하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내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낮은 신분의 사람을 지목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프리아모스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오이디푸스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아니, 모든 왕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요! 비극이란 결국 외부의 것들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겪는 혼란을 시로 표현한 것 아닌가요? 하지만 사람이 허구의 비극을 통해 의지와 무관한 외부의 것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울 수만 있다면, 나는 그 비극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것 덕분에 나는 행복하고 평온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여러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책을 통해 지식만을 얻으려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이야기한다. 이런 사람들은 인생의 가장 큰 비극인 죽음조차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런 영웅적인 삶을 그리스 비극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이들 비극은 "자기 외부의 것, 즉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겪는 혼란을 시로 표현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크리시포스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말합니다. "이러한 열정에서 벗어나고 평온함을 약속하는 가르침들이 올바르다는 것을 확신하십시오.""라고."내 모든 책을 가져가 보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내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하는 그 지식들이 자연에 충실하고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습니다! 그는 은인이자 – 얼마나 위대한 은인인가! –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농업 기술을 가르쳐준 트립톨레무스에게 성전과 제단을 세웠습니다. [31] 그러나 진리를 발견하고, 드러내고, 모든 사람에게 설명해 준 사람인 – 그 진리는 단지 살아가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잘 살아가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 그를 위해 누구 하나 제단을 세우고, 신전을 짓고, 동상을 세우거나 신을 존경한 적이 있나요? 우리는 신들에게 밀과 포도를 준 것에 대해 제물을 바칩니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의 마음에 그러한 훌륭한 열매를 만들어 주었고, 그것은 인류에게 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주기 위한 그들의 계획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그 점에서 그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을 잊어서야 되겠습니까?



크리시포스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해 준 은인이다. 에픽테토스는 사람들이 농업의 기술을 전해주었다는 트립톨레무스는 종교적으로 숭배하기까지 하면서 크리시포스에 대해서는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육체를 위해 먹고 사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만큼 올바른 이성의 원리를 가르치는 철학자의 책에 대해 정당한 찬사를 보내고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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