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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Apr 01. 2020

나의 최애 비행

한 달에 한국을 3번 가다.

대박!!!! 이번에 한국 비행이 두 번이다!!!

이런 환상적인 로스터( 비행 스케줄)를 운이 좋으면  일 년에 두 번 정도 받을 수 있다. 내가 비행했을 때는 6그룹으로 나눠서 신청순위가 정해지는데 첫 번째 순위가 될 때 원하는 비행을 신청하면 거이 받을 확률이 컸다. 난 이때마다 한국 비행을 신청했고  2006년 2월에  정말 감사하게도 한국에 휴가 갔다 와서 싱가포르와 브리즈번 장비행 후 한국 비행을 연달아  2번 했다. 이 로스터는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 달에  두 번 한국 비행이 있는 스케줄이었다.


이렇게 한국 비행이 있으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연락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정리

도움 많이 주신 두바이 한인교회 집사님들께  한국에서 필요한  구매물품  물어보기 등


그리고 한국 비행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산다.


2006년 2월 21일 DXB( 두바이 ) to ICN( 인천)

Duty: L2 면세품 담당

2005년 5월  한국첫취항시 타임테이블


바라고 바라던 한국 비행이다. 인천 비행은 새벽 3시 출발이고 브리핑은 두 시간 전인 오전 1시에  시작한다. 그래서 꼭 비행 전 수면을 하고 가는 게 좋은데  한국 비행 때는 잠이 안 와서 자고 간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전혀 피곤하거나 졸리지 않다. 한국 비행이니까!!!

이때는 적어도 3명 이상의  한국인 크루가 탑승하고 우리는 한국어 기내방송을 하고 면세품 구매 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한국인 크루가  맡는 경우가  많다.


매번 영어로만 서비스하다가 한국 비행을 가면 기내식 서비스를 할 때  

닭 드릴 까요? 소 드릴 까요?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한국어 서비스 교육을 받았는데도 갑자기 한국어가 생각이 안 나서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다 보니 이렇게 실수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실수해도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승객분들은 웃으며 이해해주셨다.

그리고  한국어로 기내방송을 하면 정말 너무 행복했다. 에미레이트에서  한국어로 기내방송을  하게  될 줄이야...

인천 국제공항에 오후 4시 55분에  도착 후

르네상스 호텔로 크루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이 시간대가 교통체증이 심해서 비행시간보다 버스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데  이때 면을 보충하기에 딱 좋다.


드디어 르네상스 호텔에  도착!

 바로 옷만 갈아입고 집에 준비를 한다. 매번 호텔에서 자기 때문에 무조건 잠은 집에서 자고 대신  남동생이 여기 와서 지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가 해주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엄마에게 호텔에서 받은 크루 체류비를 전부 드린다.  에미레이트 덕에  생색내며 이렇게 용돈을 드리며 효도도 한다. 저녁 먹으며 비행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친구들 만나서  신나게 놀고 와서 이날은 엄마랑 꼭 껴안고 잔다.   그리고  엄마의 아침 식사 준비에 잠을 깬다.


아.. 맞다.. 여기 우리 집이다... 그냥 행복하다..

우와... 맛있는 반찬 냄새...

날은 다 내가 먹고 싶어 하는 반찬들도 가득하다. 그리고  울 엄마 마른반찬을 종류별로 다 싸주신다. 그리고 호텔에 가기 전  가장 중요한 일인  먹거리 쇼핑을 하러 간다. 두바이 서바이벌을 위한 한국음식을 종류별로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최대한  케리어가 허락하는 만큼  구매한다.

라면부터 반건조 육개장 , 당면, 떡볶이, 어묵 등 이렇게 사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이제 가족들과 인사한 후 호텔로 가서  엄마가 챙겨주신 반찬과 먹거리들을 가방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비행 준비를 한다.  한국에 오면 시간이 참 빨리 간다. 하지만 그래도 슬프지 않다. 며칠 후 한국 비행이 또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두바이로 갈 준비를 한다.  

서울아 기다려!! 이틀 후에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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