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보딩 하기 시작하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콜벨이 정신없이 울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보니 학생들은 앉아있는데 짐은 전부다 통로 쪽에 놓여있어 케리어를 모두 선반에 올려서 정리했다. 한번 해주기 시작하니 모든 학생들이 거이 그냥 다 앉아서 짐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 연달아 콜벨이 울린다.
콜라주세요! 물 주세요!!
충분히 드릴 수 있지만 모든 학생이 대동 단결해서 한 번에 외치니 비행기 이륙 전에 모든 음료가 떨어질 거 같은 정도였다.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드디어 탑승 완료된 후 이륙 준비를 하는데 콜벨이 울려서 가보니 옆에 앉은 친구를 가리키며 애랑 앉기 싫으니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서 이미 만석이라 변경이 어렵다고 했다. 그 옆의 친구는 그냥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 아무 말도 없다.
진짜.. 당황스럽다... 이 친구는 수학여행이 아니라 힘들고 외로운 여행이 될 거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이 탑승할 경우에는 기내방송 때 학교 이름을 언급하며 환영인사를 한다. 학교 이름이 나오니 다들 소리 지르고 난리 났다. 얼마나 신나고 좋을까!
드디어 음료 서비스 시작이다.
어떤 음료 드릴 까요? 여깄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역시 비행기에서 마시니까 더 맛있다며 한 마디씩 한다. 그런 학생들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가 콜벨이 울려서 가보니 내 아이섀도가 어디 건지물어본다. 그래서 지금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더니 갑자기 화장품 관련 폭풍 질문을 한다. 난 대학교 3학년이 돼서야 화장을 한 거 같은데... 고1인데 이렇게 관심이 많구나..
갑자기 화장실에서 연기감지기(Smoke detector)의 경고음이 들린다. 삐 소리는 갈수록 커진다. 이소리는 연기가 사라질 때까지 나기 때문에 바로 화장실에 가서 리셋을 해야만 한다. 예상대로였다. 비행시간이 한 시간 정도도 안 되는 비행에서 학생들이 그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로 선생님께 이 상황을 말씀드리고 사무장님은 다시 한번 흡연 금지 관련 기내방송을 했다.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다. 흡연 사항을 제주공항에 보고해서 경찰분들이 이미 대기 중이셨고 흡연한 학생들과 선생님이 먼저 내리신 후 학생들이 차례로 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