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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Apr 07. 2020

세 번째 신혼여행은 부모님과 함께 하다.

혼인신고하길 잘했다.

계속할까 말까 망설였다. 그래도 너무 좋은 혜택이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결혼 준비 기간은 두 달 정도밖에 안되고 그는 미국에 있어서 거의 혼자 준비를  하던 중 신혼여행지를  알아봤는데 항공사 직원 사이트에 다양한 여행 상품이 있었다.

특히 항공권을  직원 가격에 사고 패키지만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저렴하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를 해야만 항공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보통 혼인신고는 결혼 후 1년 정도 살아보고 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싶었다.  물론 그를 사랑하고 믿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까.. 일 년을 살아보고  그때  함께  혼인신고를 하고 싶었다.


그런 내가 항공권 앞에 무너지게  될 줄이야...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어처구니없어 보이지만 정말 내 인생의 중요한  고민 중 하나였다. 그에게 죽어가는 목소리로  전화했다. 그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내가 무슨 폭탄발언을 할까 봐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솔직하게 얘기했다. 지금 신혼여행 때문에 패키지 보고 있는데 직원 티켓으로 가면 훨씬 좋은 가격에 갈 수 있는데 혼인신고를 해야 돼서 난 좀 망설여진다고 했더니 그가 웃기 시작한다. 진짜 그것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거면  그만 고민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런데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고민하는 거라고 하니까  그가 이렇게  말했다.


그럼 혼인신고를 하면 비행기 값 많이 절약하게 되니까 부모님 모시고 유럽여행 같이 가는 건 어때? 너 미국 오면 또 한동안 못 봐서 많이 아쉬워하실 텐데 그리고 네가 미국 올 때 부모님 모시고 와서 우리 사는 모습 보여드리면 좋아하실 거 같은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부모님과의 여행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인데 그가 먼저  제안해서 정말 감동받았다. 그래서  그다음 날 혼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이제 난 그의 아내가 됐고 우린 부부가 됐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나지... 이때  진짜 기분이 이상했다.

그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잘할게.. 고마워...


혼인신고를 한 덕에 가족티켓을 할인을 받아서 신혼여행을  마음껏 즐기며 할  수 있었다.

먼저 우린 감사하게도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도 돼서 푸껫으로  4박 5일 여행을 갔다.  풀빌라에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곳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하루 쉬고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로 10박 11일  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부모님을 모시고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프랑스 서유럽 14박 15일 투어를 했다. 그리고 부모님은 영국에서 한국으로 먼저 가시고 우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친한 선배에게  놀러 가서 6일 정도  바르셀로나와 톨레도 등을 여행하고  한국으로 왔다.  이렇게  3번의  신혼여행 후 그는 학교 때문에 먼저 미국으로 가고 나는 항공사 후배와 7일 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태국을 여행을 했다. 정말  원 없이 여행하면서 승무원으로 일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사 직원 티켓 덕에 가족과 즐거운 여행을 하며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언제  또 이렇게  다 함께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그때  혼인신고하길 백 번 천 번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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