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을 꾼 것 같다고 하시면서 좋은 소식 없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날짜를 한번 체크를 해보니 생리주기가 하루정도 지난 후였다. 그런데 워낙 주기가 일정하기 않아서 넘어갔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서임신진단키트를 사서 다음 날 새벽에 해봤는데 두줄이 나왔다. 엄마의 꿈은 태몽이 맞았다.
'이런 기분이구나..' 기분을 뭐라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 기분이 정말 복합적이었다. 정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반면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게인스빌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임신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걱정도 했는데 거이 비슷한 시기에 세명 다 임신을 했다. 그래도 같이 임신한 친구들이 있어서 의지가 되고 좋았다. 임신하니 엄마가 많이 싶었고 노산이라 걱정이 됐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아랫배가 아파서 검사도받으며 한 달 정도 한국에서 지내다 오기로 했다.
산부인과에 갔더니 여기서 진단할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갑자기 겁이 났다. 그래서 종합병원으로 가서 다시 진단을 받았다. 그랬더니 자궁에 혹이 많아서 3개월정도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혹이 작아지면 괜찮지만 계속 커지면 아이가 자랄 공간을 다 차지하게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에 가서 문제가 있는 것보다는치료하고 가면 좋을 거 같아서 한국에서 좀더 지내기로 했다.
갈수록 입덧이 심해져서 집에 있는 것보다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해커스 토플 종합반을 등록했다.
이미 미국에서 토플과 GRE 시험을 봐서 점수가 있지만 공부를 하면 시간이 빨리 가고 아이 태교에 좋을 것 같았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듣고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스터디하고 집에 왔다. 공부에 집중을 할수록 입덧도 놀랄만큼 사라졌다. 감사하게도 3개월 후 검사하니 혹이 작아져서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엄마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오셔서 병원에서 기형아 검사 결과를 알려줬는데 고위험군이 나와서 양수검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때 엄마 얘기를 듣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노산이라 그런 건지 ...그냥 전부 다 아이에게 미안했다. 양수검사를 하기로 하고 검사날짜를 잡았다. 이 날은 꼭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는 미국에 있어서엄마와 시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양수검사 시 어떤 문제가 있어도 병원에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에 사인을 한 후 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오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해서 추가 비용을 내고 일주일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걸로 했다. 거이 검사비로 100만 원 정도의 돈이 들었지만 걱정하며 한 달을 버리는 것보다는 최대한 결과를 빨리 알고 마음이 편했으면했다.
일주일이 정말 더디게 가는 느낌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아이는 정상이었다. 서울에서 한 달만 지내고 간다는 게 6개월이 넘어갔다.
그가 방학 때 한국에 와서 같이 미국에 들어왔다.
아이를 잘 출산하기 위해서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다. 살이 너무 많이 쪄서 몸이 정말 무거웠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걸었다. 출산 예정일이 10월 29일이었고 22일이 출산 전 마지막 검사였는데 이날 아침에 진통이 너무 심해서 예약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응급으로 병원에 갔다. 정말 배가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진통이 너무 심했다.
7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니엘이는 아빠 생일인 10월 22일 저녁 7시에 태어났다.
아빠와 딸이 생일이 같다니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엄마는 니엘이가 태어나자마자 손가락과 발가락 개수를 세시고 얼굴이 정상인지를 먼저 살펴보셨다. 니엘인 3.67Kg으로 아주 건강하게 예정일보다 일주일 빨리 플로리다 게인스빌에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