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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May 03. 2020

아빠와 생일이 같은  딸

아빠에게 최고의 선물

2010년 1월   어느 날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태몽을 꾼 것 같다고 하시면서 좋은 소식 없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날짜를 한번 체크를 해보니  생리주기가 하루정도 지난 후였다. 그런데 워낙 주기가 일정하기 않아서 넘어갔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서 임신진단키트사서 다음 날 새벽에  해봤는데 두줄이 나왔다.  엄마의 꿈은 태몽이 맞았다.


 '이런 기분이구나..' 기분 뭐라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  기분이 정말 복합적이었다. 정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반면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게인스빌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임신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걱정도 했는데  거이 비슷한 시기에 세명 다 임신을 했다.  그래도 같이 임신한 친구들이 있어서 의지가 되고 좋았다.  임신하니  엄마가 많이  싶었고 노산이라 걱정이 됐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아랫배가 아파서 검사도 받으며 한 달 정도 한국에서 지내다 오기로 했다.


 산부인과에 갔더니 여기서 진단할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갑자기 겁이 났다. 그래서 종합병원으로 가서 다시 진단을 받았다. 그랬더니 자궁에 혹이  많아서 3개월정도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혹이 작아지면 괜찮지만 계속 커지면 아이가 자랄 공간을 다 차지하게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에 가서 문제가 있는 것보다는 치료하고 가면 좋을 거 같아서 한국에서 좀 지내기로 했다.  


갈수록 입덧이 심해져서 집에 있는 것보다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해커스 토플 종합반을 등록했다.

 이미 미국에서 토플과 GRE 시험을 봐서 점수가 있지만 공부를 하면 시간이 빨리 가고  아이 태교에 좋을 것 같았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듣고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스터디하고 집에 왔다. 공부에 집중을 할수록 입덧도 놀랄만큼  사라졌다.  감사하게도 3개월 후 검사하니 혹이 작아져서 수술을 할 필요가 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엄마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오셔서  병원에서 기형아 검사 결과를 알려줬는데  고위험군이  나와서 양수검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때 엄마 얘기를 듣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노산이라 그런 건지 ...그냥 전부 다 아이에게 미안했다.  양수검사를 하기로 하고 검사날짜를 잡았다. 이 날은 꼭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는 미국에 있어서 엄마와 시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양수검사 시 어떤 문제가 있어도 병원에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에 사인을 한 후  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오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해서  추가 비용을 내고 일주일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걸로  했다.  거이 검사비로 100만 원 정도의  돈이 들었지만 걱정하며 한 달을 버리는 것보다는 최대한 결과를 빨리 알고 마음이 편했으면 했다.

일주일이  정말 더디게 가는 느낌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아이는 정상이었다.  서울에서 한 달만 지내고 간다는 게 6개월이 넘어갔다.  


그가  방학 때 한국에 와서 같이 미국에 들어왔다.

아이를 잘 출산하기 위해서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다. 살이 너무 많이 쪄서 몸이 정말 무거웠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걸었다. 출산 예정일이 10월 29일이었고  22일이 출산 전 마지막 검사였는데 이날 아침에 진통이 너무 심해서 예약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응급으로 병원에 갔다. 정말 배가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진통이 너무 심했다.

7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니엘이는 아빠 생일인 10월 22일 저녁 7시에  태어났다.

아빠와 딸이 생일이 같다니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엄마는 니엘이가 태어나자마자 손가락과 발가락 개수를 세시고 얼굴이 정상인지를 먼저 살펴보셨다.  니엘인 3.67Kg으로 아주 건강하게  예정일보다 일주일 빨리  플로리다 게인스빌에서  태어났다.

이날 아빠에게 최고의 선물은 바로 니엘이었다.



이미지출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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