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학생활은 기대만큼 재밌지 않았고 전공수업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친구들과 미팅을 했다. 이런 게 미팅이구나 한번 경험하는 걸로 충분했다.
화학은 실험이 필수라서 리포트가 매주 있었다. 실험시간이 재밌어야 하는데 데 난 지루했다.
이렇게 의미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내 앞에 천사가 나타났다. 같은 실험조인데 공부도 잘하고 실험 리포트 정리도 잘해서 그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과 수석이었다. 이렇게 이 친구와 난 단짝이 됐다. 친구는 울산에서 올라와서 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다. 덕분에 학교 기숙사도 구경하고 공강 때는 기숙사에 가서 쉬다가 오기도 했다. 친구 덕에 1학기는 잘 마무리했지만 계속 이공부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자퇴하고 반수를 할까도 고민했었다. 그때 친구에게 고민을 얘기하니 지금은 적응이 안돼서 힘들 수 있으니 1년은 다녀보는 게 좋을 거 같다며 많이 다독여줬다.
이제 여름방학이다. 친구는 다시 울산에 내려간다고 했다. 그래서 서로의 집전화와 주소를 교환했다. 이때는 삐삐밖에 없었다. 손편지 쓰고 집으로 전화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참 좋았는데...
집에 우편이 왔다. 받는 이가 나로 돼있었다. 보내는 이는 '좋은 생각' 옆에 내 친구 이름이 좋은 님으로 적혀있었다.
좋은 생각? 이건 뭐지?
친구가 내 생일 선물로'좋은 생각'을 보내줬다.내가 많이 방황하고 힘들어하니까 좋은 생각 읽으면서 기운 내라고선물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생일 많이 축하한다며 나를 감동시켰다.
이렇게 난 처음으로 좋은 생각을 만났다.
이 책을 1년간 읽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알게 되고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조금씩 배우게 됐다.
매달 좋은 생각을 받으면 행복했고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 덕분에 감사함으로 가득 찬 1년이었다. 나도 친구 생일날 좋은 생각 정기구독권을 선물했다. 이 책은 생일 하루만을 축하해주는 게 아니라 1년간 기억하고 축하해줄 수 있어서 정말 기억에 남는 선물이다.
오늘 갑작스레 '좋은 생각'을 선물 받았다. 4월인가 좋은 생각에 글을 보내서 선물로 보내주신 것 같다.
오랜만에 좋은 생각을 이렇게 우편으로 받으니 그때가 생각난다. 처음 받아봤을 때의 그 설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