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이동 중이었는데 갑자기 회사에서 문자가 왔다.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무슨 일인지 걱정이 됐는데 이번엔 완전 굿뉴스였다. 비행 스케줄이 변경돼서 갑자기 4일 오프가 생겼다 이런 문자는 100번 받아도 행복할 거 같다.
얼마 만에 생긴 4일 연속 오프인데 이 시간을 절대로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방콕이 너무 가고 싶었는데 출발 시간을 찾아보니 비행 끝난 후 승객 하기 하고 한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바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갑자기 스케줄 바뀌었는데 우리 방콕 가요!! 여행가방 간단히 싸서 3시간 안에 공항으로 올 수 있어요?
울 엄마도 여행을 너무 하고 싶으셨는지 걱정하지 말라면서 3시간 안에 도착할 테니 필요한 거 문자로 보내라고 하셨다. 잠실에서 칼리무진 타면 금방 올 수 있어서 스케줄표를 바로 보내드렸다. 방콕에 갈 생각을 하니 비행도 즐거웠다. 공항 도착하자마자 바로 승무원 항공권 발권을 하러 갔다. 승무원 항공권은 스탠바이 티켓이라서 탑승인원이 많으면 탑승을 못할 수도 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충분히 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제 탑승권도 구매했고 엄마만 오시면 모든 준비 완료다!!!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울 엄마가 공항에 도착하셨다. 엄마도 오랜만에 방콕여행이라 기분이 좋아 보였다. 솔직히 시간이 촉박해서 걱정했는데 어찌 내 마음을 아시고 가져왔으면 하는 물품까지 다 준비해오셨다. 엄마가 가져온 옷으로 바로 갈아입고 바로 탑승권을 받고 보딩 했다.비행기에서 승무원으로 일하고 내리자마자 이제는 승객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방콕으로 갈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렜다.
카오산 로드
호텔은 카오산로드 근처에 잡았다. 그곳은 워낙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이다 보니 마사지숍도 많고 먹을거리도 다양했다. 방콕에 도착 후 바로 택시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저녁이라서 이날은 그냥 푹잤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방콕에 도착한 게 실감이 났다. 아침은 호텔에서 조식으로 간단하게 먹고 바로 마사지받으러 갔다. 마사지받고 나니 피로가 짝 풀렸다. 날이 너무 더워서 땡모반수박주스를 먹고 씨암 센터 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방콕에서 가장 트렌디한 쇼핑몰이라서 다양한 명품 브랜드와 먹거리가 있어서 맛있게 먹고 쇼핑하기에 좋았다. 그런데 난 이런 쇼핑몰보다는 카오산이 더 편하고 좋았다. 다시 카오산으로 와서 자기 전에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를 받고 자니 잠도 잘 왔다.
맛있는 태국음식들♡
다음날엔 고생한 울 엄마 여기서 마사지 많이 받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다. 얼굴 마사지와 헤어 트리트먼트하고 네일케어까지 받으니 울 엄마 너무 행복해하셨다. 이렇게 엄마가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기뻤다. 여기 있는 3일 동안은 엄마를 여왕처럼 모시고 싶었다. 그냥 엄마와 맛있는 거 먹으며 대화하고 마사지받으며 지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두바이에 있을 땐 화상으로 통화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대한항공으로 이직해서는 집에만 오면 좀비처럼 방에 들어가서 잠만 자고 다시 비행을 하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방콕에 와서 엄마와 카페에 나란히 앉아서 커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내덕분에 여행가방 싸는 건 달인이 되었다고 하셨다.
딸 덕에 이렇게 여행도 다니고 너무 행복해. 울 딸, 너무 고마워!
엄마와의 달콤한 3박 4일이었다. 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잠시 쉬다가 바로 비행을 갔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방콕에서 힐링하고 와서 그런지 비행을 정말 즐기면서 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라 그런지 이렇게 엄마와 함께 여행 갔던 그때가 너무 그립다. 코로나가 사라지면 엄마 모시고 다시 방콕에 다시 꼭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