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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19. 2020

살아있는  성인 '시어머니'와  살고 있다.

원하시는 거  이제  다 하셨으면.....

엄마!! 천사 할머니 이제 일 그만하시고
인생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은 니엘이에겐 천사 할머니이고 나에겐 살아있는 성인이시다.  


보통 명절이 다가오면 주부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난 명절도 보통날과 같다.  명절 때마다 주부들이 매번 하는 전 부치기를 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도와드리려고 여러 번 했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


윤주도 일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오늘은 쉬어라. 엄마는 요리를 잘하니 요리를 하는 거고 윤주는 강의를 잘하니 강의를 하는 거니까
우리 서로 잘하는 거 하자!!!


울 어머님은 정말 오랜 시간  요리사로 일을 하고 계신다.
연세가 많으신데도  요리를 하셔서 이제  일 좀 쉬셨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하신다.  그리고 이렇게  매번  배려해주시는 어머님 덕에 연휴 때도 특강이나 수업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어머님을 볼 때마다 정말 어떤 생각을 하시면서 사시는지  어머님 마음을 알고 싶다. 보통 시어머니 때문에  '못 산다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시어머니 덕에 '산다'.  울 어머님은 항상 내 입장에서 얘기를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항상 내편이 되어주시기 때문이다.


가끔 니엘 아빠가  늦게 들어와서 화가 다는 얘기를 하면  내가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어머님이  속 시원하게 대신해주실 때도 있다. 어쩜 이리도 내 마음을 잘 아시는지!! 센스만점인  우리 어머님!!!그러다 보니  어머님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미국에서  석사 어드미션을 받았을 때 울 어머님은 니엘이는 엄마가 봐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다. 그래서 한국에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아버님이 쓰려지시고 연이어 어머님도 쓰러지셔서 미국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 부분을  매번  말씀하시며  미안해하신다. 그때 정말  우리 가족은  너무 힘들었다.  우리가 서로  도우며  이해하며 살지 않았으면 이 힘든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울 어머님은 매년  양력도 아니고  음력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신다.  생일 문자도  이렇게 보내주신다.

울어머님 생일축하 문자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어머님은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시며  매번  웃으며  살자고 말씀하셨다. 정말 존경한다.나는 어머님 성품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닮고 싶다. 매번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시는 어머님을 보면 감사하면서도 '이제 원하시는 거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일하시고 아버님 식사 다 챙겨 주시고 집안일하시고 대체 언제 쉬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쉬실 땐 제발 우리 집에 오시지 마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려도 집에 오셔서 집 정리를 도와주신다.



어머님께 감사한 점과 배울 점을 쭉 적어봤다.
ㅡ매사 긍정적이시다. 힘든 일도 정말 많았지만 한 번도 화를  내신 적이 없다.
ㅡ 본인 만의 커리어로  여전히  인정받고  일을 하신다.
ㅡ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해주시고 경청해주신다.
ㅡ내 편이 돼주신다.
ㅡ가끔 서프라이즈 선물로 감동을  주신다.
ㅡ내가 뭘 하든 응원해주시고 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
ㅡ4년 전부터 니엘이 적금통장을 만들어 일정액을 한 번도 빠짐없이 입금해주신다.
ㅡ쉬는 날에 우리 집 정리를 도와주신다.
ㅡ요리 못하는 날 위해 매번 반찬을 해 주신다.
ㅡ명절 때 쉴 수 있게 해 주신다. 등등..

이렇게 써보니 너무 감사한 점이 많다.

어머님의  정성가득 음식들

그렇게 바쁘신 중에도 매번 저렇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신다. 그런데도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신다.

울 어머님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딸 같은 며느리'가 되도록  나도  노력해야겠다.

울 어머님 정말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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