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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Feb 26. 2020

니엘이의 소박한 소원  두 가지

엄마가  다  들어줄게요!!

이틀 내내 나가지 않고 딸과 함께 집에만 있다.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지고 나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되고 답답한 마음이다. 활동적인 니엘이가 집에만 있으니 답답한가 보다. 그래서 어제  니엘이가  좋아하는  만들기 재료를 주문했고  니엘이는 오늘  재료를 받자마자 몰드를 이용해서 새로운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쪼그리고 앉아서 만드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그래서 니엘이에게 물어봤다.


니엘아 !엄마가  소원 두 가지
 들어줄 테니까 얘기해봐요!!!

그 소원이 너무나 쉬운 것들이라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그거 두 개에요???


첫 번째는 라면 먹기
두 번째는 영어말고  한글 더빙 에니메이션 보기


아주 맛있는 걸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고작 라면 끓여달라는 거고 한동안 못 본 애니메이션 보는 거라니..

어찌 이렇게 소원이 소박할까?

그러고 보니 난 필사적으로 라면을 먹이지 않았고 한글 더빙 에니메이션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니 니엘이에겐 지금이 아주 좋은 기회인 건 사실이다.  


내가 주말에 수업을 가면 니엘인 아빠와 함께 있는데 주말이면 꼭 먹는 음식이 라면이다. 그래서 니엘인 아빠와 함께 하는 토요일을 너무나 좋아한다. 내가 보기엔  라면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니엘 아빠는 마냥 니엘이가 토요일만 기다리니 내심 좋아한다. 나보고 매번 이렇게 말한다.


역시 딸은 아빠를 좋아하는 거 맞나 봐!!
니엘이가 토요일이 제일 좋다는데!!

이렇게 말하는 니엘 아빠에게 라면 때문이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어서  정말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지금쯤은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오늘은 니엘이의 소박한 소원 두 가지를 들어주었다. 니엘이에게  라면을 못 먹게 하는 이유는 솔직히 살 때문이다. 키에 비해서  체중이 많이 나가서 식단관리가 필요하다. 아빠와 함께 하는 토요일이 발단이다. 아빠는 니엘이가 원하는 모든 걸 해주려고 하다 보니 매번 치킨을 먹고 라면을 먹는다. 이런 식습관 때문에 조금씩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을 두고 있어서 주중에는 라면을 주지 않는데 오늘은 아주 특별하게 끓여준 거다.


오랜만에 니엘이와 라면을 먹으며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애니메이션을 함께 봤다.  

출처  네이버 영화

너무 행복해하는 니엘이를 보니 입학 전까지 매일 소원을 두 가지씩 들어주려고 한다. 라면 말고 다른 건 얼마든지 환영이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도 되고 게임도 해도 되고 만들기도 할 수 있고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것들을 이번에 함께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우리 동네에도 확진자가 있어서 나가기가 너무 두렵다. 가족과의 단톡을 통해서 계속 다들 괜찮은지 확인하고 통화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제발 제발 상황이 좋아지길....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질 않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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